주택 한계 넘는다…에너지로 판 바뀌는 건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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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한계 넘는다…에너지로 판 바뀌는 건설업

이데일리 2026-01-13 17:18: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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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주택 경기 둔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장기화 속에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원전·신재생에너지·LNG 플랜트·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 등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에너지·인프라 분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주택 중심’에서 벗어나 중장기 수익 구조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UAE 원전 모습(사진=삼성물산)


이 같은 전략 변화는 단기 수주 경쟁을 넘어 중장기 포트폴리오 경쟁으로 업계 판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현대건설이 에너지·원전 등 비주택 사업을 축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체질 전환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은 원전·해상풍력·수소·LNG·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업계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2025년 연간 수주 실적이 약 25조 5151억원으로 전년(18조 3111억원) 대비 약 39%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단일 건설사가 연간 수주 25조원을 돌파한 건 최초로, 이는 에너지·원전·데이터센터 등 비주택 부문 확대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져서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현대건설은 원전 분야에서는 UAE 바라카 원전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원전은 물론 SMR(소형모듈원전) 기술 협력까지 확대하고 있으며, 해상풍력에서는 부유식 해상풍력과 해상 구조물 EPC 역량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수소·암모니아 생산·저장·운송 인프라, LNG 플랜트,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인프라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단순 시공을 넘어 에너지 생산부터 인프라 구축, 운영 연계까지 아우르는 종합 사업자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

현대건설뿐 아니라 다수의 대형 건설사들도 이미 주택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인프라 분야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양축으로 한 개발·투자 병행 모델이 강점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와 함께, 중동·아시아 지역 발전소 EPC를 꾸준히 수행해왔다. 원전 분야에서는 국내 대형 원전과 UAE 원전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루마니아 원전 설비 개선 및 삼중수소 제거설비 공사 등 유럽 시장 진출도 확대 중이다. 대형 원전과 SMR을 병행하며 에너지 트레이딩과 투자까지 결합한 구조를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GS건설은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플랜트,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주택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태양광, ESS, 전력 인프라를 연계한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폐기물·수처리·에너지 회수 등 환경 플랜트 분야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포항시와 분산에너지 활성화 협약을 체결하고, 암모니아 기반 수소 발전 실증 및 상용 플랜트 착공을 추진하는 등 전력 생산·공급 사업자로의 역할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원자력과 LNG 플랜트를 중심으로 해외 에너지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 주관 참여를 통해 원전 설계·시공·유지보수·해체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체계를 갖춘 점이 강점이다. LNG 플랜트 분야에서는 아프리카·중동·동남아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축적해왔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사업에도 개발·투자·운영까지 참여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DL이앤씨는 석유화학·에너지 플랜트와 탄소포집(CCUS) 등 고부가 플랜트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SMR 분야에서는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에 투자하며 차세대 원전 생태계 진입을 본격화했다. 산업단지 인근 전력 공급이 가능한 SMR 특성을 활용해, 향후 에너지 플랜트와 연계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대형 건설사들이 이들 분야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불확실성만 높아지는 국내 주택 시장 사업 환경이란 공통된 위기의식이 자리한다.

국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규제일변도에 특정 입지를 제외하면 미분양 리스크가 높아지는 주택 사업에 비해 에너지·인프라 사업은 프로젝트 기간이 길고, 정부 정책 및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과 맞물리며 운영·유지보수까지 수익원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는 건설사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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