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국내 라면 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K-푸드 수출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농심·삼양식품·오뚜기 등 주요 라면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실적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다만 수출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다소 엇갈린 흐름을 보이며 성장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 라면이 끌고 간 K-푸드 수출, 단일 품목 첫 15억달러 돌파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K-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15억2100만달러(약 2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라면이 단일 품목 기준으로 수출액 15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농식품·스마트팜·농기자재·동물용 의약품 등을 포함한 K-푸드 전체 수출액은 136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출 증가세는 라면을 중심으로 한 가공식품이 주도했다. 라면을 비롯해 소스, 아이스크림 등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특히 라면은 현지화 전략과 글로벌 유통망 확대, 한류 콘텐츠 확산 효과가 맞물리며 가장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기업별로 보면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매출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 119만6000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7% 상승했으나, 52주 최고가(166만5000원) 대비로는 다소 조정을 받은 상태다. 다만 회사는 해외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자징시에 해외 첫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밀양2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수출용 생산능력도 확대한 바 있다.
농심은 중장기 성장 전략에 방점을 찍고 있다.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근에는 북미를 비롯해 브라질, 인도, 영국 등 전략 국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부산 녹산공장에는 수출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며, 해당 공장은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다만 주가는 40만90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최고가(57만9000원)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오뚜기 역시 내수 의존도 탈피를 목표로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BTS 멤버 진을 진라면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오뚜기 주가는 37만4000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 수요는 견조…이제는 수익성 관리가 관건
업계에서는 K-라면의 글로벌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수출 성장세가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기에는 변수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K-라면에 대한 인지도는 이미 일정 수준 이상 올라온 상황”이라며 “향후 성장은 물량 확대보다는 현지 생산, 물류 효율화, 원가 관리 등 수익성 중심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라면 수출 증가세가 이미 시장의 기대치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해외 공장 가동 시점, 원재료 가격 안정 여부, 환율 변동성이 실적과 주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전반에서는 K-라면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구조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고성장 국면 이후 각 사가 어떤 전략으로 수익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