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 발표를 가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장에서 열린 확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뉴스1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 대통령은 공동 언론 발표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의 깊이를 더하고 그 범위를 넓혀 나가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안보와 과거사, 경제와 민생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강화하기로 했다고 이 대통령은 밝혔다. 특히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양국이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대북 정책에서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동북아 정세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이 공통점을 최대한 찾아 소통과 협력을 이어갈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을 계기로 불거진 중·일 간 긴장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진전이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조세이 탄광 희생자 신원 확인을 위해 양국이 유해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세부 사항은 당국 간 실무 협의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세이 탄광은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앞바다의 해저 탄광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을 포함한 183명이 숨진 곳이다. 사고 이후 갱도가 폐쇄되며 유해 수습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두고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깊다”고 평가했다. 상징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무 차원의 조치를 합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인식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기존의 교역 중심 협력을 넘어 경제 안보와 과학기술, 국제 규범 형성까지 포괄하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관계 당국 간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으며, 인공지능과 지식재산 보호 분야에서도 협력 강화를 위한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회 분야 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저출생과 고령화, 국토 균형 성장, 농업과 방재, 자살 예방 등 양국이 공통으로 겪는 사회 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스캠 범죄를 포함한 초국가 범죄 대응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장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 대통령은 한국 경찰청 주도로 발족한 국제 공조 협의체에 일본이 참여하기로 했으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합의문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3국에서의 양국 국민 안전 보호와 초국가 범죄 대응에서 공동 기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청년 교류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양국은 청년 교류의 양과 질을 동시에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출입국 절차 간소화와 수학여행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IT 분야에 한정된 기술 자격 상호 인정 범위를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이 대통령은 회담 장소인 나라현의 역사적 의미를 언급하며 “1500여 년 전 이곳에서 시작된 교류의 역사를 통해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는 온고지신의 지혜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 협력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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