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연초 이후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시장 내부는 온도 차가 뚜렷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만 오르는 ‘쏠림 장세’가 이어지는 반면, 중소형주는 오히려 하락하며 체감 경기는 냉각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1.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은 2.54%에 그쳤다. 업종과 규모별 차별화가 뚜렷해졌다.
코스피 대형주는 12.85% 올랐지만, 중형주는 2.85% 상승에 그쳤다. 소형주는 1.08% 하락했다. 코스닥 역시 대형주(2.90%), 중형주(1.97%), 소형주(2.58%) 모두 제한적인 오름세에 머물렀다.
◇반도체·방산·자동차만 오른 장세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끈 업종은 반도체·방산·자동차 등 일부에 집중됐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실적 기대,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방산 수혜, 여기에 원전과 자동차까지 더해지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 코스피 전체 종목 가운데 약 320개만 상승했다. 반면 600개에 가까운 종목은 하락했다. 지수는 오르지만, 하락 종목이 더 많은 이례적인 흐름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락 종목 수가 더 많은 구간에서 지수가 급등했다는 것은 소수 업종에만 상승 에너지가 집중됐다는 뜻”이라며 “반도체 슈퍼사이클, 글로벌 수주 모멘텀, 피지컬 AI 등 개별 재료가 쏠림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 단기 저점 이후 코스피 상승률(14.7%)을 웃돈 업종은 반도체(37.2%), 상사·자본재(26.7%), 자동차(15.6%) 등 3개에 불과하다. 비철·목재(-10.9%), 2차전지(-10.4%), 화학(-9.8%), IT가전(-9.2%), 화장품·의류(-7.0%) 등 14개 업종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
◇증권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라야 5000 간다”
지수 비중이 큰 반도체가 오르지 않으면 ‘코스피 5000’ 목표도 물 건너갈 수 있다. 반도체 주도의 장세는 구조적으로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 5000에 도달하려면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1분기 내 5000 돌파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은 상반기 달성이 유력하고, 빠르면 1분기도 가능하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실적과 선행 주당순이익(EPS) 레벨업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내 반도체 시가총액 비중이 38%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추가 상승 여력은 23%”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코스피 상단을 5600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목표치를 4600에서 5650으로 올렸다.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코스피 순이익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은 각각 26%, 21%에 달한다. 반도체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익 증가율 정점은 2분기로 관측된다.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6’을 계기로 피지컬 AI 전략을 부각시키며 기업가치 재평가 국면에 들어섰다. 현대차 주가는 전시회 이후 연일 상승해 40만원을 돌파했고,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최대 60만 원까지 제시하고 있다.
◇숨 고르기 국면 땐 코스닥으로 시선 이동
다만 과열 업종에 대한 조정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반도체·방산·조선 등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숨 고르기 국면이 거론된다.
외국인은 최근 차익 실현에 나서며 반도체를 순매도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3조원을 넘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수익 기회는 1~2월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AI 투자 과열과 금리 인하 이후 B2C 사이클 회복 국면에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 국면에서는 코스닥으로 온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대형주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숨 고르기 국면에서는 코스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벤처 활성화, 모험자본 공급, 국민성장펀드 조성, 상장폐지 제도 개선 등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1000스닥’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정책 효과가 본격화되면 쏠림이 완화되고, 소형주와 코스닥으로도 온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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