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2026년 새해가 밝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여전히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 있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했고 누적 영업손실은 265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은 1000억원대 유지도 위태로우며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장기 부진은 주력 게임들의 매출 하락 속에서 신작의 흥행 실패 그리고 출시 지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주력 게임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은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도 국내에서는 인기가 한풀 꺾였다.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PC게임 ‘배틀 그라운드’와 ‘패스 오브 엑자일 2’가 선방하고는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출시한 ‘발하라 서바이벌’, ‘섹션13’, ‘가디스오더’ 등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운영 비용 부담만 가중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9월에 출시한 가디스오더에 많은 기대를 걸고 마케팅을 전개했지만 개발사인 픽셀트라이브가 경영난으로 파산하며 출시 후 불과 40여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 상반기 신작 매출 견인 효과 미흡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는 부진을 털어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슴미니즈(SMiniz)’, ‘더 큐브, 세이버 어스’, ‘던전 어라이즈’, ‘오딘Q’의 4종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슴미니즈는 SM엔터테인먼트의 아시트스트들이 등장하는 캐주얼게임으로 아티스트의 팬층을 겨냥하고 있다. 더 큐브, 세이브 어스는 작년 스팀으로 체험판을 공개하며 좋은 평가를 받은 익스트랙션 액션게임이다. 두 게임 모두 1분기 출시를 예정하고 있지만 장르의 특성상 매출 견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2분기에는 던전 어라이즈와 오딘의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신작 오딘Q가 예정돼 있다. 던전 어라이즈는 핵앤슬래시 액션과 왕국 건설 요소를 접목한 전략 어드벤처 RPG다. 오딘Q는 라이온하트가 오딘에 이어 선보이는 신작 MMORPG로 상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국내 MMORPG 시장의 트렌드가 ‘탈 리니지라이크’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오딘Q가 어떠한 방향성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흥행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Q를 2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지만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예정대로 출시가 이뤄지더라도 2분기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상반기 실적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매출 반등은 하반기 출시작부터
상반기 고난의 시기를 지나고 나면 하반기에는 마침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 출시가 연기됐던 기대작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은 자회사 엑스엘게임즈가 개발 중인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이다.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은 엑스엘게임즈의 대표작인 ‘아키에이지’의 후속작으로 콘솔 플랫폼에 최적화된 액션 RPG로 개발 중이다. 전작 아키에이지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토리텔링과 전투의 몰입감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서구권 콘솔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은 당초 2024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했었지만 점차 출시일이 연기되면서 올해 하반기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3분기 예정대로 출시된다면 올해 카카오게임즈의 최고 성과로 꼽힐 수도 있지만 이미 여러 차례 출시일이 연기된 만큼 추가 연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4분기에는 또 다른 기대작 ‘크로노 오디세이’가 대기 중이다. 엔픽셀의 자회사 크로노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초기 공개 당시 뛰어나 그래픽과 액션을 중시한 MMORPG 콘셉트로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했다. 다만 작년에 진행한 테스트의 평가가 좋지 않아 출시 전까지 얼마나 다듬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외에도 자회사 오션드라이브에서 개발 중인 좀비생존게임 ‘갓 세이브 버밍엄’과 라이온하트에서 개발 중인 서브컬처 게임 ‘프로젝트C’ 등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게임이 모두 출시된다면 카카오게임즈는 장르 다변화를 통한 시장 확장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게임 전문기업 재도약 위해 사업구조 개편
작년 고난의 시기 동안 카카오게임즈는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냈다. 스크린골프 등의 사업을 담당했던 자회사 카카오VX를 작년 10월 계열사에 매각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선 4월에는 또 다른 자회사 넵튠을 크래프톤에 매각하는 등 게임 외 사업을 정리하는 데 속도를 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수익성이 악화된 게임 외 사업들을 정리하고 게임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구조 개편을 마무리했다면 올해는 그 결과물을 수확해야 할 시기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최악의 시기를 지나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작년 카카오게임즈의 연매출은 4700억원대로 예측되는데 올해는 신작들이 예정대로 출시될 경우 6600~7000억원대의 매출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작년과 달리 올해는 상반기부터 다수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기대작들이 포진하고 있어 반등을 위한 발판은 마련됐다”며 “다만 작년처럼 신작들이 줄지어 이어지는 변수가 발생한다면 카카오게임즈는 시장의 신뢰를 잃고 더 큰 수렁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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