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은 1월 12일자 기사에서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추진을 두고 '정부·개미를 뭉갠 쪼개기 상장',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와 정면 배치'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핵심 논지는 자금 조달 편의성을 이유로 핵심 사업을 분리해 자회사 상장을 반복하면서, 모회사 주가는 부진한 반면 자회사만 성장 과실을 누리는 구조가 고착됐다는 것이다. 에식스 상장 추진 이후 ㈜LS 주가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LS가 준비 중인 2차 기업설명회에 대해서도 시장의 불신이 크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그러나 LS그룹의 시각은 다르다. LS는 이번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쪼개기 상장'이 아니라, 과거 인수한 해외 우량 자산을 국내 자본시장에 소개하는 '재상장(Relisting)' 또는 '인바운드 상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2008년 LS는 약 1조 원을 투자해 미국 나스닥 상장사였던 슈페리어 에식스(SPSX)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인수·상장폐지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장기간 구조조정과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전기차·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권선 사업을 수직계열화해 에식스솔루션즈를 출범시켰다. LS 측은 "기존 사업을 떼어내는 물적분할이 아니라, 이미 보유하고 있던 해외 핵심 자산을 한국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 성격"이라고 강조한다.
LS는 특히 이번 IPO의 배경을 전력 슈퍼사이클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 확보'로 설명한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전기차 구동모터용 특수 권선과 변압기용 CTC(Continuously Transposed Cable) 분야에서 글로벌 1위 사업자로, 테슬라·토요타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겹치면서 주문이 급증했고, 일부 제품은 리드타임이 4~5년에 이를 정도로 공급 병목이 심화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5,000억 원 이상 대규모 설비 투자가 불가피하며, 경쟁사들 역시 공격적 증설에 나선 상황에서 투자 시기를 놓칠 경우 글로벌 1위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자금 조달 방식 역시 LS가 '쪼개기 상장' 프레임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다.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은 기존 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매출이 아니라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전액 회사로 유입시키는 구조다. LS는 이 자금이 미국 내 생산설비 확충에 투입돼 자회사 기업가치를 키우고, 이는 다시 모회사 지분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LS는 에식스솔루션즈의 설비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30년 기업가치가 3배 이상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LS의 중장기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S는 자회사 상장이 항상 모회사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에도 반론을 제기한다. 2024년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 사례처럼, 자회사 가치가 시장에서 재평가되며 모회사와 자회사 주가가 동반 상승한 경우도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한 과거 ㈜LS가 저평가받았던 배경 중 하나로 자회사들에 대한 과도한 지급보증과 자금 지원 부담이 지적돼 왔는데, 이번 IPO는 에식스솔루션즈가 독자적으로 자본을 조달함으로써 모회사 의존 구조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LS는 적극적 행보를 강조한다. ㈜LS는 전체 발행주식의 3.1%에 해당하는 자사주 100만 주 소각을 결정해 절반을 이미 완료했고, 나머지도 1분기 내 소각할 예정이다. ROE를 2024년 말 기준 5.1%에서 8%로 끌어올리고, 2030년까지 배당금을 30% 이상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2차 기업설명회를 통해 주주·기관·애널리스트·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확대하고, 추가적인 밸류업 정책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LS는 이번 상장이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기조와도 배치되지 않는다고 본다. 해외 우량 기업을 국내에 유치하려는 한국거래소의 정책 방향과 부합하며, 대미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전략적 의미도 크다는 설명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LS그룹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고, LS는 2030년까지 미국 전력망 인프라에 3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에식스솔루션즈 IPO를 통한 5,000억 원 조달 역시 이 계획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자회사 상장을 바라보는 프레임의 차이다. 서울신문은 이를 '쪼개기 상장'과 주주가치 훼손의 연장선에서 해석한 반면, LS는 글로벌 전력 슈퍼사이클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해외 핵심 자산을 국내 자본시장에 재도입하고,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반박한다.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이 실제로 모회사와 자회사 모두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결국 상장 이후 투자 실행과 실적 성과로 시장에서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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