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차 의료기관 시장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규 개원은 매년 줄을 잇고 있으나, 한정된 파이를 나눠 가져야 하는 환자 수 증가 속도는 정체된 상태다. 특히 동일한 진료과목이 밀집된 핵심 상권에서는 신규 환자를 한 명 유입시키기 위한 광고 단가가 치솟으며, 병원 문을 열자마자 경영난을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절박하다. 서울 강남권에서 개원 중인 한 원장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환자를 끌어모아도 인건비와 임대료, 광고비를 떼고 나면 정작 손에 쥐는 수익은 미미하다"며 "인근에 대형 네트워크 병원이나 신규 의원이 들어설 때마다 마케팅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소모적 경쟁 구조 속에서 의료 IT 스타트업 모션랩스는 단순히 환자를 데려오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아닌, 방문한 환자를 붙잡는 'CRM(고객관계관리) 인프라' 구축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션랩스가 운영하는 환자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리비짓'은 출시 1년 1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400개가 넘는 병·의원 고객사를 확보했다. 현재까지 축적된 환자 커뮤니케이션 데이터만 500만 건 이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제공하는 가치가 단순한 메시지 발송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지가 확인한 모션랩스의 핵심 전략은 '표준화'와 '데이터화'에 있다. 진료가 끝난 뒤 환자에게 발송되는 사후 안내, 정기 공지, 건강 콘텐츠 및 재방문 독려 과정을 병원별 특성에 맞춘 표준 구조로 정립한다. 그동안 간호사나 상담 실장 등 직원 개인의 역량에 의존해 들쭉날쭉했던 환자 응대 수준을 시스템화하여 상향 평준화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의 반응은 고스란히 데이터로 축적된다. 어떤 메시지에 환자가 재방문을 결정했는지, 진료 후 어떤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를 경영 판단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모션랩스의 이 같은 시스템은 이미 강북삼성병원과 같은 상급 의료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검증을 마쳤다. 대학병원 수준의 고도화된 환자 경험 관리 기법을 개원가 환경에 최적화해 이식한 셈이다. 리비짓을 도입한 병원들은 마케팅 비용 절감 이전에 내부 운영의 안정성에서 큰 변화를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모션랩스 측은 "개원가 경쟁의 승패는 누가 더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느냐가 아니라, 환자 경험을 관리하는 내부 구조가 얼마나 탄탄하느냐에서 갈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단순 솔루션 판매를 넘어, 병원이 환자와 맺는 관계 자체를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는 경영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1차 의료기관의 성장이 '신환 확보'에서 '기존 고객 관리'로 축 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와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인프라를 보유한 병원과, 여전히 물량 공세식 마케팅에 의존하는 병원 사이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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