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뉴스1
미국 하원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만들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랜디 파인 공화당 하원의원은 13일(현지시각)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그린란드 합병 및 주 승격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파인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연방에 편입시키는 데 필요한 수단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파인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적대 세력들이 북극에 거점을 마련하려 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방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기 위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면적은 약 216만㎢에 달한다. 인구는 약 5만6000명으로, 대부분 이누이트 원주민과 덴마크계로 구성돼 있다.
영토의 약 80%가 빙상으로 덮인 세계 최대 섬 그린란드는 전략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북극해로 가는 주요 경로에 위치해 있으며, 미국은 이미 1943년부터 그린란드 북서부 툴레에 공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지는 냉전 시대부터 북미 방공을 위한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다.
최근 북극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북극해 얼음이 녹으면서 새로운 해상 운송로 개척 가능성이 높아졌고,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 지역에서 활동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2018년 자국을 '근북극 국가'로 규정하며 북극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린란드는 희토류 등 광물 자원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그린란드에는 아연, 납, 금, 철, 우라늄 등 다양한 광물이 매장돼 있으며, 최근에는 희토류 매장량도 확인됐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첨단 전자기기 등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현재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였던 2019년에도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는 매매 대상이 아니다"며 즉각 거부 의사를 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됐던 덴마크 방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덴마크는 1814년부터 그린란드를 통치해왔다. 그린란드는 1979년 자치권을 획득했으며, 2009년에는 자치권이 더욱 확대됐다. 현재 외교와 국방은 덴마크가 담당하지만, 내정은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관할한다. 그린란드는 독립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그린란드 정부는 미국의 합병 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는 과거 "우리는 매매 대상이 아니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사람들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린란드 내부에서는 덴마크로부터의 독립 논의가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린란드 / 픽사베이
미국이 과거 다른 국가로부터 영토를 매입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1803년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1500만 달러에 매입했고, 1867년에는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샀다. 1917년에는 덴마크령 서인도제도(현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를 2500만 달러에 매입했다.
국제법상 영토 매입은 양국 간 합의가 있을 때 가능하다. 현재 덴마크와 그린란드 모두 매각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합병은 국제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유엔 헌장은 무력에 의한 영토 획득을 금지하고 있으며, 주민 자결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번 법안이 실제로 통과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미국 의회에서는 매년 수많은 법안이 발의되지만 실제 통과되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또한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동의 없이 합병을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에 우려를 표명해왔다. 유럽연합은 덴마크의 회원국이며, 그린란드는 비록 EU를 탈퇴했지만 여전히 유럽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덴마크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뿐 아니라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켜왔다. 파나마와 캐나다 정부는 모두 이러한 발언에 대해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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