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트램 선로에 멈춰 선 웨이모… 자율주행은 왜 길을 잃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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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트램 선로에 멈춰 선 웨이모… 자율주행은 왜 길을 잃었나

월간기후변화 2026-01-13 09:19:00 신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운행 중이던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가 트램 선로 위로 진입한 뒤 멈춰 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은 선로 위에 정차한 상태에서 열차가 접근했고, 탑승객은 급히 차량에서 내려 현장을 벗어났다. 이 장면은 인근 시민이 촬영해 SNS에 게시하면서 빠르게 확산됐고,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현지시간 9일 애리조나패밀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는 피닉스 남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웨이모 차량은 트램 선로로 진입한 뒤 그대로 멈춰 섰고, 열차 접근이 확인되자 탑승객은 차량에서 탈출했다. 이후 차량은 무인 상태에서 인접 선로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 가상의 그림(ai생성)    

 

피닉스 대중교통 운영사 밸리 메트로는 오전 9시쯤 북행 선로 위에 정차한 웨이모 차량을 직원이 발견해 즉시 대응했으며, 열차는 우회 운행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현장은 약 15분 만에 정리됐고, 큰 운행 지연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를 두고 전문가들은 단순한 시스템 오류가 아니라 ‘환경 변화’가 핵심 원인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고 당시 인근 도로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문제의 트램 노선은 최근 1년 사이 새롭게 설치된 구간이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학습한 지도 데이터와 실제 도로 환경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판단에 혼선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율주행차는 기본적으로 고정밀 지도와 센서 인식 정보를 결합해 주행 판단을 내린다. 그러나 도로 공사로 차선이 변경되거나, 기존에 없던 철도 노선이 새로 생기면 시스템은 이를 ‘예외 상황’으로 인식하게 된다. 인간 운전자라면 공사 안내 표지와 현장 상황을 보고 직감적으로 우회하거나 멈춰 설 수 있지만, 자율주행 시스템은 사전에 입력된 규칙과 패턴을 기반으로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도로로 인식하던 구간이 실제로는 선로로 바뀌어 있을 경우, 시스템은 이를 정상 주행로로 오인할 수 있다.

 

애리조나주립대의 앤드루 메이너드 교수는 “이번 사례는 차량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예기치 못한 환경 변화에서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차는 전반적으로 인간 운전자보다 더 안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자율주행 기술은 정해진 환경에서는 인간보다 더 정확하고 일관된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졸음운전, 음주운전, 과속, 난폭운전과 같은 인간의 변수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통사고 감소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문제는 기술이 아직 모든 도시 환경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도시 인프라는 끊임없이 바뀐다. 공사로 차선이 이동하고, 신호 체계가 바뀌며, 트램과 자율주행차가 동시에 운행되는 복합 교통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 운전자에게도 부담이 되지만, 자율주행 시스템에는 더 큰 도전 과제가 된다. 지도 데이터 업데이트 주기, 실시간 인식 정확도, 예외 상황 대응 알고리즘이 동시에 고도화되지 않으면 유사한 사고는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피닉스 사고는 자율주행 기술의 실패라기보다는, 기술과 도시 인프라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 도로는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자율주행 시스템은 여전히 ‘어제의 지도’를 기준으로 움직인다. 이 간극을 줄이지 못한다면, 자율주행차는 가장 똑똑한 운전자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길을 잃기 쉬운 존재가 될 수 있다.

 

자율주행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기술의 속도와 도시의 변화 속도를 맞추는 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과제다. 피닉스 트램 선로 위에 멈춰 선 웨이모는 그 과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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