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올해 전국 해양환경에서 병원성 비브리오균 감시를 실시한 결과, 총 5,823건 중 25.5%(1,484건)에서 비브리오패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비브리오균 병원체가 분리됐다.
특히 비브리오패혈증균 분리율은 수온이 높아질수록 증가하고 염도가 낮아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 여름철 해양 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99개 지점서 해수·하수·갯벌 채집
질병청은 국내 해양에서 상재하는 병원성 비브리오균 발생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전국 해양환경 내 비브리오균 감시사업을 실시했다.
전국 5개 권역질병대응센터가 11개 검역소와 협력해 해수와 하수 68개 지점을 조사했고, 인천·충남·전북·전남·경북 등 5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해수와 갯벌 31개 지점을 조사해 총 99개 지점에서 감시를 진행했다.
권역질병대응센터는 311월 월 2회(격주) 정기적으로 검체를 채집했고, 보건환경연구원은 기관별 상황에 따라 연중 또는 311월 감시를 수행했다.
감시 대상 병원체는 콜레라균(Vibrio cholerae O1, O139), 비브리오패혈증균(Vibrio vulnificus), 장염비브리오균(Vibrio parahaemolyticus), 비독소형 콜레라균(Vibrio cholerae non-O1 & non-O139) 등 4종이다.
◆5,823건 검사…25.5%서 병원체 분리
10월 기준 총 5,823건의 해양수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유전자검사 양성은 2,369건(40.7%)이었고, 실제 병원체 분리 건수는 1,484건(25.5%)으로 나타났다.
10월 한 달간만 606건을 검사해 유전자검사 양성 312건(51.5%), 병원체 분리 186건(30.7%)을 기록했다. 이는 누적 평균보다 높은 수치로, 10월까지도 해양환경에서 비브리오균이 활발히 검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병원체별로는 장염비브리오균 분리 비중이 가장 높았다. 10월 기준 장염비브리오균은 202건 중 132건(65.3%)에서 배양검사 양성을 보였다. 비브리오패혈증균은 202건 중 38건(18.8%), 콜레라균은 202건 중 16건(7.9%)에서 분리됐다.
유전자검사 양성률도 장염비브리오균이 80.2%로 가장 높았고, 비브리오패혈증균 52.5%, 콜레라균 21.8% 순이었다.
◆권역별 협력체계로 전국 감시망 구축
이번 감시사업은 권역질병대응센터, 국립검역소, 시·도보건환경연구원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통해 이뤄졌다.
검역소가 해수와 하수를 채집하면, 권역질병대응센터가 병원성 비브리오균 확인동정 및 관리를 담당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갯벌 지역 해수와 갯벌을 채집해 병원성 비브리오균 확인동정을 수행했다.
경남권질병대응센터는 사업 총괄 및 관리, 결과 종합분석 및 보고, 각 기관별 숙련성 검사, 월별 사업관리 교육 등을 담당했다.
(그래프)해양환경인자(수온, 염도)와 병원성 비브리오균(해수 검체) 월별 감시 현황
◆수온 높고 염도 낮으면 비브리오패혈증균 증가
해양환경 인자(수온, 염도)와 병원성 비브리오균 검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비브리오패혈증균 분리율은 수온과 비례하고 염도와는 반비례하는 명확한 경향성을 보였다.
3월 평균 수온 8도 내외에서는 비브리오패혈증균 분리율이 거의 0%에 가까웠지만, 4월 수온 12도에서 약 2%로 증가했다. 5월 수온 15도에서 약 5%, 6월 수온 20도에서 약 12%로 급증했다.
7월과 8월 수온이 25도를 넘으면서 비브리오패혈증균 분리율은 15~18%까지 상승했다. 9월과 10월에도 수온이 20도 이상 유지되면서 분리율이 15% 내외를 기록했다.
반면 염도와는 반대 양상을 보였다. 염도가 낮을수록 비브리오패혈증균 분리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강이나 하수가 유입되는 기수역(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곳)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더 잘 증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장염비브리오균과 콜레라균도 수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 검출률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으나, 비브리오패혈증균만큼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는 않았다.
◆여름철 해양 활동 시 각별한 주의 필요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으로, 치명률이 50%에 달하는 위험한 감염병이다.
주로 여름철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 올라갈 때 해수나 갯벌, 어패류 등에서 균이 증식한다.
오염된 해산물을 날것으로 섭취하거나, 피부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바닷물에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특히 만성 간질환자, 알코올중독자, 당뇨병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감염 위험이 높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오염된 어패류를 익히지 않고 섭취할 경우 급성 위장염을 일으킨다.
주요 증상은 설사, 복통, 구토, 발열 등이며, 대부분 2~3일 내에 회복되지만 심한 경우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해양환경에서 병원성 비브리오균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어, 여름철 해양 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수온이 높고 염도가 낮은 기수역에서 활동할 때는 상처 부위가 해수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어패류는 반드시 충분히 익혀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후변화 대비 감시체계 강화 계획
질병청은 한반도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과 해외교류 확대 등을 고려해 병원성 비브리오균 감시사업을 지속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사업을 통해 구축된 권역질병대응센터-검역소-보건환경연구원 간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감시 지점과 검사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와 병원성 비브리오균 출현 양상의 상관관계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감염병 발생을 예측하고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조기경보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질병청은 12월 10일 부산에서 개최한 합동 평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고, 2026년 사업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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