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현대카드가 올해는 상업자전용신용카드(PLCC)의 초점을 신규 확대가 아닌 기존 제휴 유지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공격적으로 확대한 PLCC 계약들이 순차적인 만료에 들어가면서, 제휴사 이탈 여부가 카드사의 핵심 경쟁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올해와 내년을 전후로 계약 만료 시점이 도래하는 복수의 PLCC 제휴사와 재계약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일부 제휴사는 이미 계약 종료로 인한 이탈이 현실화됐으며 또 다른 제휴사의 경우는 올해 만료 시점을 앞두고 협상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카드는 PLCC 시장을 사실상 개척한 카드사로 평가받는다. 2020년을 전후로 유통·플랫폼·항공 등 다양한 업종의 대형 브랜드와 제휴를 맺으며 PLCC를 전략 상품으로 키워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다수의 PLCC 계약이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체결됐으며 계약 기간 역시 통상 5년 안팎으로 설정되면서 올해와 내년을 전후로 만료 시점이 겹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이미 일부 제휴사는 경쟁 카드사로 이동했다. 단독으로 체결했던 배달의민족 PLCC는 계약이 종료된 후, 지난해 9월 신한카드가 새 상품을 출시했다. 스타벅스 PLCC 역시 신규 발급이 중단된 뒤 삼성카드로 제휴사가 옮겨졌다.
PLCC 전략 초기 현대카드를 상징하던 제휴들이 잇달아 이탈하면서, 기존 제휴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한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가장 먼저 재편 국면에 들어선 제휴사는 무신사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PLCC는 기존 계약이 종료되는 4월 이후 삼성카드가 제휴카드를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패션 플랫폼의 특성상 이용 빈도가 높은 고객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무신사 PLCC는 카드사 입장에선 단기간에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제휴로 손꼽힌다.
무신사에 이어 네이버 PLCC 역시 계약 만료에 접어들고 있다. 네이버 PLCC는 현대카드와 네이버가 2021년 2월 계약을 체결했으며, 통상 계약 기간인 5년 전후를 고려할 경우 올해 만료 시점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LCC의 경우 충성고객 확보에 용이한 만큼, 올해 경영전략 중 하나로 계약이 만료되는 PLCC 중 새롭게 제휴를 맺을 수 있는 제휴사를 물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PLCC 계약 만료가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히 상품 하나의 존속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PLCC는 특정 브랜드 이용을 전제로 설계돼 발급 단계부터 소비 성향이 비교적 명확한 고객이 유입되는 구조다. 혜택 역시 해당 플랫폼이나 브랜드 이용에 집중돼 있어 카드 사용 패턴이 고정되는 특징이 있다.
다행히 이 같은 PLCC 재편 국면에서도 현대카드의 실적 지표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2550억원으로 2024년 동기의 2401억원 대비 6.2%가 증가했다.
고객 기반 역시 확대 흐름을 보였다. 현대카드의 고객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1298만1000명으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에 이어 업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24년 말의 1256만1000명 대비 3.3%(42만명)가 증가한 수치다.
이는 현대카드의 경우 카드론·할부금융와 같은 이자이익의 비중이 금융지주 카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꾸준한 연체율 관리를 통해 대손비용 부담을 지속적으로 줄여온 것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적 중 신판 비중이 60%에 달한다"면서, "이어 연체율 역시 업계 최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 업황 악화에도 실적 방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부티크(BOUTIQUE)·알파벳(Alphabet) 카드 등 범용신용카드(GPCC)가 연이어 준수한 성적을 거둔 점도 실적 향상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부티크 카드는 8만원대 연회비에도 고가 프리미엄에 제공하던 공항 라운지 이용과 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알파벳 카드 역시 O(오일)은 주유·S(쇼핑)는 쇼핑·T(트래블) 등 이용 목적별로 혜택을 직관적으로 구분해 생활 영역 혜택을 집중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특화 혜택에 집중한 GPCC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가 고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면서도, "PLCC 역시 항상 문이 열려 있는 만큼, 좋은 제휴처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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