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공천 헌금 수수 등 각종 의혹으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김병기 의원에 대해 제명을 의결했다.
다만 김 의원이 즉각 재심 신청 방침을 밝히면서 당 지도부가 예정했던 최고위원회의 보고와 의원총회 표결 절차는 당분간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윤리심판원은 1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약 9시간에 걸친 심의 끝에 김 의원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회의는 오후 11시를 넘겨 종료됐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 시효 완성 여부와 사안의 중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의원으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30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이밖에도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논란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공항 의전 요구 논란 ▲장남 국가정보원 업무에 보좌진 동원 논란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배우자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 등 다수의 의혹이 제기돼 왔다.
당규상 징계 사유 발생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징계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2020년 공천 헌금 의혹과 2022년 배우자 업무추진비 관련 의혹 등은 징계가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윤리심판원은 징계 시효가 남아 있는 사안만으로도 제명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위원장은 “징계 시효가 완성된 부분은 징계 양정에 참고가 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개의 징계 사유만으로도 제명 처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징계 사유에는 대한항공 숙박권 수수와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논란 등 지난해 발생한 사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리심판원 결정문이 송달된 이후 김 의원은 즉각 반발하며 재심 신청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즉시 재심을 신청하겠다”며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느냐”고 밝혔다.
당규에 따르면 재심 신청은 결정문 송달 후 7일 이내 가능하며, 윤리심판원은 접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재심 안건을 심사·의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이 실제로 재심을 신청할 경우, 제명 확정을 위한 의원총회 표결도 연기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재심 신청이 접수되면 14일 최고위와 15일 의원총회에 해당 징계 안건은 상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정청래 대표가 비상 징계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규에는 비상한 상황에서 중대한 징계 사유가 있을 경우,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김 의원은 윤리심판원에 출석해 약 5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에게 “충실하게 소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심 절차가 본격화될 경우 당의 부담과 내부 갈등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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