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기계적 교원 정원 감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계는 '학생 수'에 맞춰 교원 정원을 산정하는 지금의 방식은 증가하고 있는 맞춤형 교육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 교대생, 교대 총장으로 구성된 7개 교육단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계적 교원 감축 정책의 즉각 폐기와 적정 교원 정원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여기서 교원3단체(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 등 7개 단체는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사도 줄여야 한다는 명분은 교육 현장의 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의 전형이자 공교육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에 불과하다"며 "교육을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닌 삭감해야 할 비용으로만 치부하는 정부의 반교육적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급 수 기준 정원 배치를 법제화하고 기계적 감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현재 적용 중인 '2024~2027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은 학생 수 급감에 맞춰 신규 교사 채용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은 2026년과 2027년에 공립 초등 교사를 2900명 내외로, 공립 중등 교사는 4000명 내외로 채용하는 안을 담고있다.
시도교육청별 퇴직 현황 등 인력 운용 상황 등을 고려해 연차적으로 정원 규모가 조정되기도 한다. 2026학년도 신규 공립 중등(중·고교) 교사는 고교학점제와 과밀학급 해소 등을 위해 수급계획상 신규 채용 규모보다 높은 7147명으로 확정됐다. 신규 공립 초등 교사 선발 인원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3113명으로 정해졌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기계적 교원 정원 감축 정책을 반대하며 교원 수급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정서·행동 위기 학생, 다문화 학생 등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다양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학생이 줄어드니 교사도 줄이겠다'는 식의 경제 논리를 앞세운 정부 정책이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전날 7개 교육단체는 "2012년 대비 다문화 학생은 4배,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1.4배 증가했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도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며 기계적 정원 감축 정책을 비판했다.
교육감들도 교원 정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며 개선을 위해 나섰다. 지난해 3월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교원정원제도개선 교육감 특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해당 특별위원회는 올해 12월까지 시도교육청 17곳과 교원정원제도 개선을 위한 실태 분석과 교육 현장 의견 수렴, 정책 연구 등을 진행한다.
직접 교원 정원 확보 필요성을 피력한 교육감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향후 예측되는 학생 수 감소라는 상황 때문에 미리 교원을 감축하는 것은 오히려 현재 학생들이 질 높은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도 지난해 9월 "기초학력 보장, 디지털 인공지능(AI) 교육, 다문화 학생 지원, 고교학점제 운용 등 새로운 교육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교원 정원은 지속해서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규 교원은 줄고 기간제 교사는 늘어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유·초·중등 교육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정규 교원 수는 감소하고, 기간제 교원 수는 증가했다. 2021년 38만998명이던 전국 초중고 정규교원은 2025년 36만5735명으로 4%(1만5263명) 줄었다. 같은 기간 기간제 교원은 5만4584명에서 7만1715명으로 31%(1만7131명)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인력 공백으로 학교 현장이 어려우니 적극행정위원회를 통해 정원 외 기간제를 일시적으로 보완해 드렸다"며 "앞으로는 최대한 정원을 확보해 기간제 교사보다는 정규 교사를 채워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한 교원 정원 배정 기준을 '학급 수'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추가정원제와 기초정원제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미래교육 대전환기, 교원 정원의 안정적 확보 전략 모색' 국회 토론회에서 권순형 KEDI 선임연구위원(교육정책네트워크 소장)은 "현행 교원정원배정 방식은 주요국과 달리 99%에 해당되는 '학생 수' 기반 정원에 대해 교육감이 교육정책 수요에 따라 관할 내 학교에 재배정하는 구조이며 정원 효율화 실적도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원 정원 배정 방식을 '학급당 학생 수' 기반으로 '기초정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기초학력보장, AI 교육, 고교학점제, 한국어 학급 담당 교원, 농어업인의 삶의 질 향상 특별법에 따른 농어촌 교사 확충 등 법령에서 정하거나 국가 정책 또는 교육정책 효과를 보이는 분야에 대해서는 추가정원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협의를 통해 추가 정원을 확보해 지역교육지원청별 학급별 '학생 수'에 비례해 분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학급 수에 따른 교원 정원 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급 당 학생 수 기준이 없고 학생 수와 달리 학급 수는 중장기적으로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세부적인 지역이나 학교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보니 정확하게 추계를 해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교원 신규 채용 인원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2026학년도의 경우 수급계획 인원수가 있었지만 중도에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많이 조정했다. 앞으로도 수정해 나가면서 중장기 수급계획을 수립하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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