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그냥 돈 생각하지 말고 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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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그냥 돈 생각하지 말고 가야 해요"

연합뉴스 2026-01-13 05: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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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불수능'에 학원가 겨울방학 특강 바글바글

6~7주 200만~300만원 고교 종일반, 대기도 못 걸어

"재수종합 조기선발반, 10~20% 더 등록하는 추세"

"뒷바라지 힘에 부친다"…학부모들 '사교육 딜레마'

10년새 사교육비 총액 60% 늘어 10년새 사교육비 총액 60%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학령인구 감소에도 최근 10년간 사교육비 총액은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 저연령화가 심해지면서 전체 초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율이 중·고등학생을 크게 웃돌았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2026.1.13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2026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불수능'으로 평가받고 입시변화가 예고되면서 올 겨울방학 학원가에 학생들이 예년보다 더 몰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만~300만원짜리 '윈터스쿨'·'재수선행반'은 자리가 없을 지경이고, 학원들은 학생들의 불안심리를 딛고 올라 각종 특강을 '필수'로 지정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2일 전화통화에서 "재수종합 조기선발반은 전년동기대비 10~20% 정도 더 등록하는 추세"라며 "성적이 상위권인데도 수능에서 미끄러져 아예 수능 지원을 포기한 학생들, 동기를 부여받고 공부를 습관화하고자 하는 하위권 학생들이 많이 등록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교 내신 9등급 제도와 통합수능 제도가 올해까지만 적용되다 보니 내신과 수능 모든 영역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마지막 카드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며 "2월에 시작하는 재수정규반 등록도 전년동기대비 10% 정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자연히 학부모들은 가중되는 사교육비 부담에 시름이 깊어진다.

목동 학원가 목동 학원가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지난 6일 목동의 학원가. 2026.1.13

◇ 겨울특강비 수백만원이지만…"대기도 걸 수 없다"

겨울방학을 맞아 학원들이 운영하는 윈터스쿨·재수선행반 등 이른바 '겨울특강'의 수업료는 6~7주에 기본 200만~300만원. 모의고사비·차량비·급식비·교재비 등은 별도다.

학원들은 지난달부터 "단 5주의 집중이 새 학년 1년을 바꿉니다"(서울 양천구 A 수학학원), "겨울방학, '개념 재정비 + 약점 보완 + 새 학년 선행'의 골든타임"(울산 북구 B 수학학원) 등 광고를 대대적으로 했다.

종일반을 듣는 학생들은 오전 7시50분까지 등원해 수업 또는 특강을 듣거나 자습한 후 오후 10시에 하원한다.

특강은 학원 정규 과정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개설돼 학생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임 대표는 "작년 수능에서 영어 과목을 어렵게 출제해 이번에는 평가원이 영어를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자연스레 국어·수학 과목이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학부모들 사이에 조성됐다"며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기도 해서 특강도 국어·수학 쪽에 힘을 싣는다"고 설명했다.

특강은 학생 맞춤형으로 골라 들을 수 있었지만 일부 학원은 '필수'로 지정하기도 한다.

지난 6일 인천 서구 C 수학학원에 고등부 정규반에 대해 상담하자 "고등부 수업은 (방학 특강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며 "정규와 특강을 같이 진행해 진도가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1~2월 정규 수업비 90만원과 특강비를 합치면 두 달에 수학 한 과목에만 142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부천 소사구 D 수학학원도 특강 수강은 의무라고 설명했다. 총 6회를 들으면 정규 수업비와 더해 61만원이다.

만만치 않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등록하기 힘들다.

6일 목동 E 재수종합학원에 문의하니, 성적을 기준으로 자체 선발하는 전형과 달리 선착순으로 선발하는 전형은 대기조차 걸 수 없었다.

같은 날 목동 F 학원에 '예비 고2 윈터스쿨'을 등록하고 싶다고 하자, 직원은 "이미 (고등학교)전 학년 마감됐다. 대기도 걸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윈터스쿨'을 진행하는 목동 소재 종합학원 홍보 문구 '윈터스쿨'을 진행하는 목동 소재 종합학원 홍보 문구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지난 6일 양천구 목동 학원가. 2026.1.13

◇ 10년새 사교육비 총액 60% 증가…방학에는 더 부담

지난 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1천919억원으로, 2014년(18조2천297억원)과 비교해 60.1% 증가했다.

사교육비가 2021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특강'이 난무하는 방학에는 부담이 더욱 커진다.

학부모들이 모인 네이버 '맘 카페'에는 최근 "같은 학교 엄마들도 윈터(스쿨) 안 보내는 집이 없다니 불안하네요. 사교육이 답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밀리는 거 아닐지 걱정돼요"('원***'), "고2 올라가는 딸아이가 친구들 모두 겨울방학 때 윈터스쿨 간다고 미리 등록해달라고 하네요"('오***'), "돈 생각하고는 못 가고요. 그냥 돈 생각하지 말고 가야 해요"('개***') 등의 글이 올라왔다.

또 '0***'은 "재수학원 조금이라도 빨리 등록하고 들어가게 하는 편이 낫겠죠? 뒷바라지도 좀 힘에 부치는 요즘입니다"라고 적었다.

10년새 사교육비 총액 60% 늘어 10년새 사교육비 총액 60%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학령인구 감소에도 최근 10년간 사교육비 총액은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 저연령화가 심해지면서 전체 초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율이 중·고등학생을 크게 웃돌았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2026.1.13

특강을 필수로 지정한 곳을 피하고 싶어도 학원마다 '수업 진도'가 달라 쉽게 옮기기도 어렵다.

예비 고1 딸을 둔 박모 씨는 "초등이나 중등 과정은 선행 진도가 제각각"이라며 "학원을 옮기려면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는지 하나하나 알아봐야 하니까 품이 많이 든다"고 토로했다.

학원들이 특강을 들은 학생에게 '정규반 우선 배정'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무시하지 못한다.

목동 G 수학학원은 겨울방학 특강 홍보 포스터에 "특강 수강 학생은 26년 1학기 정규반에 우선적으로 배정된다"고 적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네이버 한 맘카페에 "방학특강 저만 불편한가요"라고 올라온 글은 2천700여 조회수를 기록했다.

작성자는 "영어학원에서 방학특강을 하는데 필수라네요. 아니 정규시간에 수업을 다 할 것이지, 무슨 특강을 명목으로 추가수업을 하는지…. 학원에 문의하니 정규시간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못한다는데 좀 이해가 안 된다"고 썼다.

이에 "저도 대형수학 처음 보내는데 특강 필수. 첨이라 당황", "저희도 (수강료) 납부할 때 보니 강제로 추가해놨네요 당황스러워요", "방학만 다가오면 부담스러워요" 등 아우성이 달렸다.

목동 소재 종합학원 건물에서 얘기 나누는 학생들 목동 소재 종합학원 건물에서 얘기 나누는 학생들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지난 6일 양천구 목동 종합학원. 2026.1.13

한문섭 한양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 명예교수는 "방학 때 진행하는 특수 커리큘럼 같은 경우에는 온전히 선택에 달린 거지만 안 보낸다면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자식이 괜히 뒤처지는 게 아닐까 싶은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불안감이 드니까 비싼 비용임에도 보내는 학부모들이 생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결국 '사교육 딜레마'가 생성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특강을 필수로 들어야 하는 학원들이 생겨나는데, 특강이 소규모로 진행된다면 공교육에 비해 학생 맞춤 수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결국 학습 효과를 크게 보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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