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김형석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주요 종교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신천지와 통일교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해당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종교계 인사들은 두 단체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언급하며 “해산에 국민도 동의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 역시 “해악을 너무 오래 방치해 폐해가 크다”는 데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 발언을 전후해 통일교·신천지를 대상으로 한 검경 합동수사단(약 60명 규모)이 꾸려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부는 정교유착 의혹과 불법 행위 여부를 엄정히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까지가 확인된 사실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헌법이 요구하는 정교분리 원칙과 종교의 자유라는 기준에서 여러 질문을 던진다. 헌법 제20조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동시에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한다. 이는 종교의 정치 개입뿐 아니라, 국가가 특정 종교를 편들거나 배제하지 말아야 할 국가의 중립 의무를 뜻한다.
현행 법체계상 ‘종교단체 해산’은 정치적 선언이나 여론 동의로 가능한 사안이 아니다. 종교가 법인 형태일 경우에도 문제는 해산이 아니라 설립허가 취소 등 극히 제한된 법적 절차의 영역이며, 최종 판단은 법원이 맡는다. ‘국민 정서’나 ‘해악’이라는 정치적 평가가 곧바로 법적 결론이 될 수는 없다.
수사 자체는 가능하다. 불법 행위가 있다면 개인과 행위 단위로 책임을 묻는 것이 법치의 방식이다. 다만 대통령과 종교계 주류 인사들이 함께 특정 종교를 겨냥해 ‘해산’을 언급하는 장면은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결론이 공유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종교 문제는 언제나 민감하다. 그래서 헌법은 정치 권력의 언어를 더욱 절제하라고 요구한다. 어떤 종교든,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국가에 의해 선별·단죄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감정이 아니라 절차와 권한의 엄격한 제한 위에서 작동한다.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는 관념이 아니라 헌법의 명령이다. ‘해산’이라는 단어가 정치의 언어로 쉽게 오르내릴수록 그 원칙은 시험대에 오른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결론이 아니라, 중립과 절차에 대한 분명한 거리 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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