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갑질·특혜 의혹에 이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 헌금' 연루 의혹까지 불거진 끝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 대해, 당 윤리심판원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다.
한동수 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은 12일 심야까지 이어진 윤리심판원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 원장은 직접적 징계 사유는 공천 헌금 의혹이 아니라 "대한항공, 쿠팡 등 여러 가지"라고 했다. 대한항공에서 백 수십만 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제공받은 일과, 국정감사 시기 쿠팡 관계자들과 호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한 일 등을 지적한 것이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의 일은 만 3년이 지나 징계 시효가 성립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한 원장은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 개의 징계 사유만으로도 제명 처분에 해당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일축했다.
윤리심판원 회의는 이날 오후 2시에 시작해 밤 11시를 넘기도록 9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김 전 원대대표는 이날 오후 2시 20분경 윤리심판원 회의에 직접 출석해 약 5시간 동안 소명을 했다. 그는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의혹에 대해서 무고함이 밝혀질 수 있도록 충실하게 답변하겠다"고 했다. 소명을 마치고 나오면서는 "충실하게 소명했다"고만 했다.
윤리심판원은 당헌당규에 따라 김 전 원내대표에게 7일의 재심 청구 기한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도 이같은 절차는 지키겠다고 하고 있다. 설사 본인의 재심 청구가 없더라도 징계의 최종 확정은 최고위 의결 등 절차를 추가로 거쳐야 한다.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밤 기자들에게 "오늘은 최고위를 개최하지 않고, 14일 최고위에 정식으로 보고되고 심판 결과에 따라 15일 의원총회에 상정될 수 있다"며 "재심 청구가 있을 경우 14일 최고위와 15일 의총에 징계 안건은 상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역의원에 대한 제명의 경우, 정당법 33조에 "정당이 그 소속 국회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서는 당헌이 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외에 그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 박 수석대변인의 '의총 상정'은 이를 시사한 것이다.
앞서 '제명될지언정 자진 탈당하지 않겠다'고 했던 김 전 원내대표이지만, 재심 청구를 하더라도 당 안팎의 여론지형상 번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끝까지 기존 입장을 고수할지 관심이 모인다.
이날도 민주당에서는 그를 향한 탈당 압박이 쏟아졌다. 당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12일부로 민주당의 공천헌금 관계, 소위 김병기 전 원내대표 문제는 끝마쳐야 한다"며 "자진 탈당을 원하건, 권하건, 최악의 경우 제명까지 오늘 내로 빨리 해야 된다"고 신속 처리를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이상 끌고 가서는 민주당이 받는 상처가 너무 크다"며 "민주당이 내란 청산과 3대 개혁을 완수해야 할 이때, 이 문제로 국민들로부터 의혹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헀다. 그는 "공천 헌금이라는 게 뭐냐. 구석기 시대 정치 아니냐"며 "자유당 때나 고무신 선거지, 어떻게 21세기 대명천지 민주당에서 이런 일이 있느냐. 이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전 원내대표가 임명한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YTN 라디오 방송에 나와 "윤리심판원 소명 등 과정에서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든다고면, 최고위 차원에서의 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윤리심판원이 다른 결정을 하더라도, 당대표 권한으로 비상징계를 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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