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해 겨울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지면서 자연 강설이 부족했고, 인공 눈 제작 역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낮에는 기온이 너무 높아 제설이 불가능하고, 밤에만 제한적으로 인공 눈을 생산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리비뇨 지역에 인공 제설기 53대를 추가해 투입했지만, 대회 개막을 2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인공 눈 생산이 지연되는 건 전례 없는 현상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중순에는 리비뇨 지역 경기장의 인공 눈 제조기 급수 시스템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제설 작업이 더욱 늦어졌다. 배관 파손으로 인한 사고였는데, 일각에서는 이탈리아 정부가 조직위원회 재정 지연이 간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다행히 이달 초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 기온이 하락했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인공 눈 생산 및 자연 적설에 필요한 조건이 갖춰지며 준비 일정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불확실했던 준비 일정도 안정되고 있으며, 기온이 내려가면서 코르티나담페초와 리비뇨 등지의 경기장과 관련 인프라 공사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요한 엘리아시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회장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추운 날씨 덕분에 경기장 준비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로는 모든 준비를 계획대로 제시간에 마무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의 운영상 문제를 넘어 비용 상승과 기후 변화, 올림픽 인프라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 등 동계 스포츠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는 여젼히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올림픽 개최를 위해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지만 대회 이후 경기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현행 개최 방식이 유지될 경우 동계 스포츠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이상 고온 현상 등으로 인해 이번 올림픽 같이 설상 종목의 경기장 완공이 지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엘리아시 FIS 회장은 “올림픽은 갈수록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장기적인 계획이 없다면 어느 누구도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비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유일한 현실적 방법은 기존의 6~8개 경기장을 중심으로 대회를 순환 개최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경기장에서 매년 월드컵 대회를 열어 지역 조직위원회가 경기장을 지속적으로 유지·운영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이는 새로운 장소에서 모든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지역 경쟁과 투자를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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