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별미인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오면 많은 이들이 포항 구룡포를 찾는다. 과메기는 본래 '청어'를 차가운 바람에 얼리고 녹이며 말려 만든 음식이다. 하지만 이 청어는 동해안에서 무려 30년 동안 자취를 감춘 적이 있어 수산업계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6년 무렵, 사라졌던 청어가 다시 대량으로 잡히기 시작하며 어민들 사이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금부터 30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다시 모습을 드러냈던 청어에 대해 알아본다.
과메기의 원조 식재료이자 바다 온도의 지표
청어는 포항 구룡포 과메기를 만드는 원래 재료다. 30년 전 청어가 갑자기 사라지자 어민들은 그 자리를 대신해 꽁치를 사용하여 과메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청어의 유무는 지역 음식 문화의 형태를 바꾸는 결과를 가져왔다.
청어는 차가운 바닷물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어 물의 온도가 낮아지는 겨울철에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 30년 만에 다시 나타난 현상은 동해의 바다 온도가 청어가 살기에 알맞은 상태로 돌아왔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사라졌던 물고기가 돌아오면서 어업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청어는 한 번에 수천 킬로그램씩 그물에 걸려 올라오기 때문에, 당시 구룡포항은 30년 만에 다시 청어를 배에서 내리는 하역 작업으로 활기를 띠었다.
디자인의 시초가 된 청어 뼈
청어는 몸속에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고소한 맛이 강한 생선이다. 불포화 지방산이란 우리 몸의 피가 지나는 통로를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돕는 성분을 말한다. 뼈가 연하고 부드러워 뼈를 바르지 않고 통째로 썰어 회로 먹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뼈에 들어있는 칼슘과 비타민 성분을 그대로 몸속에 받아들일 수 있어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청어의 뼈는 의류나 바닥재 디자인에서 자주 보이는 '헤링본' 무늬의 어원이기도 하다. 청어 가시가 'V'자 모양으로 촘촘하고 규칙적으로 늘어선 모습이 마치 화살표 무늬와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이처럼 가느다란 가시가 정교하게 배열된 구조 덕분에 뼈째 씹어 먹어도 거부감이 적고 영양분 섭취가 수월하다.
다만 청어는 비늘이 몸에 단단히 붙어 있어 세척 과정에서 많은 수고가 들어간다. 바닷물로 여러 차례 씻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 은빛 비늘은 조업 현장에서 어부들이 겪는 큰 어려움 중 하나다. 또한 살이 매우 연해서 조리하거나 옮길 때 쉽게 부서질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하게 손질하여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탁 위 귀한 몸부터 바다의 조력자까지
한 번에 대량으로 잡히는 청어는 크기와 신선한 정도에 따라 여러 용도로 쓰인다. 크기가 크고 상태가 좋은 것은 식용으로 팔리거나 과메기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반면 크기가 작거나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개체는 가축의 먹이로 쓰거나 다른 물고기를 잡는 통발 속의 미끼로 사용한다.
특히 작은 청어는 게나 다른 물고기를 유인하는 미끼로 요긴하게 쓰인다. 30년 만에 돌아온 대량의 청어는 수산 시장의 거래 가격을 정하고 어민들의 소득을 채워주는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당시의 기록을 살펴보면 청어는 먹거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수산물을 가공하는 산업 전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주요 품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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