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있는 동안 “미국 아니고 트럼프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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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있는 동안 “미국 아니고 트럼프 제국”

평범한미디어 2026-01-12 18:19: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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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의 오목렌즈] 103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역대 이런 미국 대통령이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돌연변이와도 같은 열강의 지도자다. 길게 보면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부터 시작된 주권국가들의 출현부터,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구축된 국제연합(UN) 체제를 거쳐 지금까지 발전해온 378년의 국제사회의 룰과 관습을 송두리째 개무시했다. 물론 언제나 강대국들의 이권이 노골적으로 관철되어온 현대사였지만 그 룰과 관습의 눈치를 보거나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우기라도 했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트럼프는 물론 두 번째 임기지만 내가 보기에는 단임제의 대한민국 대통령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흡사 홧김에 계엄을 때린 윤석열 전 대통령 같기도 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산하기관 31개와 비유엔 기구 35개를 포함 66개의 국제기구에서 미국이 탈퇴하거나 지원 중단을 결정한 포고문에 서명을 했다. 국제사회의 장에서 더 이상 협력과 연대는 없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약육강식이 판칠 기세다.

 

이번 오목렌즈 전화 대담(1월7일 14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에 대해 다뤄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침공을 결정한 이후로 국제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그래픽=KBS 캡처>

 

박 센터장은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하면 끝이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싶은 느낌”이라면서 “트럼프의 지금 행보를 보면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 제국의 시대 그때가 생각난다”고 꼬집었다.

 

그냥 뭐 침략을 물리적으로 할지 안 할지 모르겠다고 우려만 했는데 실질적으로 물리적으로 감행해버렸다. 그럴싸한 명분도 없고 그냥 석유 이권 때문이라고 노골적으로 내세웠다. 그렇게 타국의 지도자가 마약 카르텔과 연루됐고 독재자라는 이유만으로 생포를 해버린 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음 스텝으로 다른 데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공포의 메시지를 거리낌 없이 보내고 있다. 그렇게 한 나라의 대통령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너희의 주권 따위는 내 안중에 없다고 막 해버리니까 뭐라고 해야 될지를 사실 모르겠다.

 

근대 이후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노골적인 깡패짓’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첫 번째 임기 때는 당황스럽긴 하더라도 말로 블러핑을 하던 것에서 멈추던 때가 많았는데 두 번째 임기 때는 뒤가 없다고 여겼는지 임기 초부터 막무가내 행동파가 됐다. 박 센터장은 “그렇게 막가파식의 정치를 하는 걸 정치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다”고 규탄했다.

 

북한 김정은은 좀 또라이 같은 지도자이긴 한데 국가의 힘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 거고 그에 못지 않은 트럼프는 국가의 힘까지 있으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공격 결정에 국내 보수우파 일부 인물들은 이때다 싶어 아무말이나 던지고 있다. 러시아의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했을 때와도 같이 강력하게 규탄해야 하지만 ‘친미 본성’이 있는지 오히려 한국 진보좌파와 민주당을 힐난하는 용도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마두로 정권을 싫어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수민 평론가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굴욕을 강요하며 푸틴 편 들기도 마다하지 않았고, 대만 문제로 막상 중일 갈등이 커지자 발을 뺀 것이 트럼프 정부가 하고 있는 짓들인데 K-극우는 마두로 체포가 무슨 자유민주 수호인 양 떠들고 자빠졌다”고 비판했다. 박 센터장도 “지금 윤어게인 하는 분들 그분들이 생각하는 게 현직 이재명 대통령을 CIA가 어떻게 해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데”라며 “그 착각이 현실이 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 정치인들은 베네수엘라 다음은 우리나라다라는 이상한 논평을 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해보자면 이번 트럼프 정부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체포는 명백히 큰 잘못이다.

 

그러니까 세계가 질서라는 게 있었다. 어떻게든 돌아가는 질서. 그리고 상대 국가에 대한 주권 존중. 상대국의 주권은 좀 지켜주는. 아무리 상대가 마음에 안들고 하는 짓이 이상해도 국가의 수반이고 하면 좀 인정해주는 그런 게 있었는데 우리 트럼프께서는 그런 것조차도 무시해버릴 수 있는 만큼 지금 자기가 최고라고 믿고 있다. 경찰 국가가 깡패 국가가 됐다.

 

분명 한국처럼 양당제적 정치 질서가 강력한 미국이니 만큼 반공화당이자 반트럼프 국민 여론이 있을텐데 박 센터장은 “되게 신기한 게 뭐냐면 한국의 트럼프 같은 사람인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금 감옥에 있는데 미국의 윤석열 같은 트럼프는 도대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있는데 미국 국민들이 그렇게 두드러지게 여론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것 같진 않다. 이 아메리칸 퍼스트가 어디까지 갈지를 좀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결과 이후에 미국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물론 트럼프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고립주의적 보수파들 중에는 스스로 내세웠던 것처럼 미국이 더 이상 해외 분쟁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외국 주둔 미군의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했던 것처럼 이번 베네수엘로 침공에 비판적인 경우도 있다. 미국 내부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MAGA)에서도 25% 가량은 이번 조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미국 전체적으로 트럼프 규탄 여론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당연히 비판적이긴 한데 온도차가 좀 있다. 기본적으로 ‘의회 승인 없이 이뤄진 불법적이고 무모한 군사 행동’이라는 입장인데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니콜라스 마두로는 불법 독재자”라는 걸 전제하면서도 “미국 의회의 승인도 없이 후속 조치에 대한 믿을만한 계획도 없이 군사행동을 개시하는 것은 무모했다”고 트럼프 정권을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나에게 3차례나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추진하거나 군사 행동을 할 계획이 없다고 확언했다. 그들은 미국 국민에게 솔직하지 못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베네수엘라 통치 계획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즉시 8인위원회(각 정당 대표와 정보위원회 위원장 모임)에 브리핑을 제공하고 다음주 초에는 전체 의원들에게 브리핑을 하라”고 촉구했다.

 

박 센터장은 이런 미국 민주당의 반응에 대해 “이 정도의 일이 발생을 하면 사실 미국 민주당에서 큰 소리가 나야 되는데 그런 큰소리가 안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처럼 미국 민주당과 야당 지지 미국인들마저 총공세로 치닫는 메시지를 내지 못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을 막을 브레이크는 당분간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박 센터장은 “당장은 뭐 굉장히 앞서 가는 것처럼 얘기하고 뭐 베네수엘라를 시작으로 그린란드, 멕시코만, 캐나다, 쿠바, 콜롬비아까지 다 접수할 것처럼 얘기하지만 트럼프는 미국보다 트럼프 본인이 우선인 대통령”이라고 규정했다.

 

그래서 미국인 다수가 의문을 갖는 트럼프의 조치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여론 반전도 있을 것이다. 올해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에서 미국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그나마 트럼프에게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 아무튼 계엄 카드까지 썼던 우리나라의 전직 대통령하고 지금 트럼프가 굉장히 유사한 패턴으로 가고 있는데 결말까지 비슷할지 흥미진진해졌다.

 

무엇보다 베네수엘라 침공 이후 개최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도 분위기를 보면 중국과 러시아만 미국을 강력 규탄하고 있을 뿐,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과 여타 서방 국가들은 그렇지 못하고 ‘전략적 모호성’에 기대고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처럼 완전히 동조하는 입장을 펴지도 않았다. 박 센터장은 “안보리가 열렸는데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사실상 미국 편을 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박 센터장은 “미국 국내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마약과 관련해서는 상대 주권 국가에 대해서도 우리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법 논리가 있긴 있다”면서 “그것이 국제법이나 그런 것보다 자국법이 우선이어서 이번에 그렇게 행동을 해버렸다”고 환기했다. 실제로 미국 국내법에는 해외 마약 총책 지정법, 해상 마약법, 커-프리스비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타국의 주권을 침범할 수 있는 근거들이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외에 그 어떤 미국 대통령들도 마약 문제가 있다고 타국 대통령을 자국으로 생포해와서 재판을 받게 하진 않았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로 본토가 공격 받은 예외적인 상황에 따라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던 것이었다.

 

특히 한국 보수우파들이 잔혹한 독재자 마두로의 실각으로 인해 오히려 베네수엘라 국민 다수가 기뻐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점에 대해 박 센터장은 “마두로 퇴진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스스로 쟁취해서 끌어내려야지 왜 외국에서 끌어내리는가”라며 “만약에 대한제국 시절에 조선 민중들이 고종을 마음에 안들어 한다고 했을 때 그렇다고 일본이 와가지고 고종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것을 잘했다고 해야 하나”고 역설했다.

 

사실 현대 국제사회에서는 작은 나라든 큰 나라든 상관없이 주권은 1대 1이다. 근데 한 나라의 주권을 자기 마음대로 흔든다? 이거는 세계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눈치를 보고 규탄하지 못하는 나라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를 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중국마저 트럼프 정권이 막나갈 때는 전혀 견제하지 못한다는 걸 이번 사태를 통해 확인하게 됐다.

 

사실 이번 이슈는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었고 절대로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인데 이게 세계를 흔들고 있다는 게 슬픈 일이다. 왜냐면 아무리 우리가 말로는 미국과 중국의 G2 시대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여전히 미국의 ‘일극 체제’인 것이다. 중국이 나름 대등하게 미국을 견제해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중국을 묶어 놓고 베네수엘라를 기습했다. 그러니까 지금 세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든다. 사춘기 청소년이 막나가고 있는데 그 청소년이 미국 대통령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일국의 대통령을 생포해왔다는 표현을 쉽게 쓰고 있다. 무슨 뭐 마약 갱단 두목 잡듯이. 물론 마두로는 독재자로서 절대 옹호할 순 없지만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직접 선출(2013년 3월 차베스 대통령 사망 직후 특별 대선에서)했다. 선출된 권력인 만큼 미국이 밖에서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이거는 명백한 제국주의로의 귀환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과거 독일이나 일본보다 더한 제국주의가 지금 미국에서 시작된 게 아닌가 싶다. 적어도 트럼프가 있는 동안은 트럼프 제국이라고 부르는 게 오히려 맞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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