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중국 내 최고 권력자들의 인맥이 재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양국의 경제 협력 확대가 점쳐지는 가운데 관시(關係·관계)를 중시하는 중국 문화 특성상 핵심 지도층 가문과의 연결고리 설정이 중국 시장 공략의 필승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타 국가에 비해 폐쇄성이 강하고 사회 전 분야에 있어 정치권 영향력이 막강한 중국은 정치 권력자들의 '관계'를 이해해야 안정적인 사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재혼 가정 셋째 아들 시진핑, 치차오차오·치안안·시위안핑과 외동딸 시밍쩌 이복형제들 주목
중국 정치권 등에 따르면 현재 중국 공산당의 서열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후닝(王滬寧)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차이치(蔡奇) 주석 비서실장 등의 순이다. 이들 5인은 중국 정치권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최고 권력가들로 평가된다. 그 중에서도 최고 권력자인 시 주석은 부친 시중쉰(習仲勳)과 어머니 치신(齊心)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치신은 시중싄의 둘째 부인이다. 시중쉰은 1930년대부터 공산혁명에 참여해 항일전쟁과 국공내전에서 활동하며 중국 권력 핵심인 국무원 부총리까지 역임한 공산당 혁명 원로다.
시중쉰은 재혼한 치신 사이에서 2남 2녀를 낳았다. 시 주석은 그 중 셋째다. 나머지 형제는 장녀 치차오차오(齐橋橋), 차녀 치안안(齐安安), 차남 시위안핑(習遠平) 등이다. 시중쉰은 딸들에게는 배우자의 성인 '치'를 아들들에게는 자신의 성인 '시'를 각각 부여했다. 시 주석은 유년 시절 누나 치차오차오와 남동생 시위안핑과 함께 등교를 하는 등 막역한 혈연적 유대감을 쌓았다. 특히 문화대혁명 등 시중쉰이 정치적 부침을 겪던 시기 가족 간 결속을 다지며 서로를 의지하며 성장했다.
시 주석은 과거 주영대사를 지낸 커화(柯華)의 딸 커링링(柯玲玲)과 결혼했으나 이혼한 뒤 1987년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 민족성악 가수인 펑리위안과 재혼했다. 펑리위안의 아버지 펑릉쿤은 원청현의 한 문화센터에서 근무했으며 어머니 리슈잉은 원천현의 한 극단에서 수석 극작가로 활동했다. 펑리위안의 여동생 펑리쥐안은 과거 그녀의 매니저로 활동했으며 남동생 펑레이는 군인 출신이다. 시진핑은 커링링과의 사이에서는 자녀를 낳지 않았고 펑리위안과의 사이에서 외동딸 시밍쩌(习明泽)를 낳았다. 시밍쩌는 징산소학교, 항저우외국어학교, 저장대학교 등을 거쳐 미국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지난해 6월 벨라루스 대통령 루카셴코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펑리위안과 시밍쩌가 직접 영접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첫째 누나인 치차오차오는 인민해방군 소속 군인 장추와 결혼해 외동딸 장옌난을 낳고 이혼한 뒤 부동산 투자 전문가 덩쟈구이(鄧家貴)와 재혼했다. 덩쟈구이는 현재 베이징 중민신 부동산 개발 유한회사 사장이자 중국 선전 지역 기반의 부동산 개발 회사인 선전위안웨이의 대주주다. 현재 선전위안웨이의 이사는 의붓딸인 장옌난이 맡고 있다. 선전지역은 시중쉰과 치신이 말년에 터전을 잡으며 제2의 고향으로 여겼던 곳이다. 시중쉰 사망 후에도 치신은 아들 시진핑의 관저에 들어가지 않고 선전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시 주석의 조카인 장옌난은 베이징 허캉 이성 주파수 변환기술 유한회사에 약 1억2000만위안(원화 약 250억원)을 투자하며 현지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기업의 설립자인 류진청은 치차오차오와 같은 칭화대 EMBA 출신이다.
둘째 누나인 치안안은 중국의 사업가인 우룽과 결혼한 후 현재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베이징 신유통신'과 '선전 다탕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스'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우룽은 베이징 신유통신의 회장과 선전 다탕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스의 CEO를 맡은 바 있다. 치안안과 우룽은 장남 우라페이와 차녀 우야닝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우라페이는 크게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우야닝은 자선사업가로서 중국을 넘어 미국까지 이름을 알리고 있다. 우야닝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선재단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 중국 유방암 연구재단의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우야닝의 남편은 영국 출신의 사업가 다니엘 포아다. 다니엘 포아는 IBM을 거쳐 베이징에 있는 다국적 기업인 노텔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 두 사람은 베이징에서 우야닝의 모교인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동문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회장직은 우야닝이 직접 맡고 있다.
시진핑의 남동생 시위안핑은 과거 중국 환경보호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과거 그는 중국의 마릴린 먼로로 알려진 중국의 여배우 장란란과 재혼하며 중국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공식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시위안핑은 지난해 10월 공산당 혁명 열사들의 후손 모임인 '난량정신연구회' 창립총회에 참석해 현지 여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행사에는 시위안핑 외에도 과거 중국 공산당 내 권력 투쟁 과정에서 숙청됐던 가오강 전 부주석의 아들 가오옌성도 참석했다.
시진핑 복심 리창·자오러지·왕후닝·차이치…中 실세 4인방의 탄탄한 패밀리 네트워크
시진핑의 복심으로 불리는 당 서열 2위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1959년 저장성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리시주(李锡局)는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중국의 지방직 공무원으로 재직했으며 어머니 롼수롄(阮秀莲)은 시장에서 돼지고기를 팔아 생계를 도왔다. 리창 총리는 저장농업대학 농업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중국공산당에 입당해 관료로 근무했다. 리창 총리는 시 주석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저장성 성장을 지낼 당시 비서실장을 맡으며 시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거듭났다. 전임자 고(故) 리커창 총리 퇴임 후 2023년 3월 전인대에서 제8대 국무원 총리에 올랐다. 중국의 국무원 총리는 한국의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자리다.
리창 총리의 배우자인 린환은 전직 공무원으로 과거 저장성의 교통국 등 지방 부서에서 근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리창 총리 역시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슬하에 외동딸 한 명만을 두고 있다. 딸 리잉(李英)은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났으며 학창시절 호주에서 유학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뉴욕대학교 상하이 캠퍼스에서 도시연구 분야 조교수로 재직 중인 리잉은 과거 상하이의 건축·설계 회사인 SHS 건축·디자인 컨설팅 유한회사에서 근무한 이력을 지녔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미디어 그룹 중 하나인 닝보일보그룹 본사 건물 설계권을 수주했으며 닝보시립도서관 설계 입찰에도 성공한 바 있다. 회사 대표는 영국 출신인 하디 크리스토퍼 포브스(Hardie Christopher Forbes)로 중국 현지에서는 그가 리잉의 사업적 파트너이자 연인관계라는 소문도 자자하다.
중국 공산당 권력 3위에 오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시 주석과 같은 산시성 출신이다. 그는 산시성 시안시에서 태어나 공산당에 가입하며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중국 권력의 최고 기관인 전인대는 헌법·법률 제정, 국가 주요 지도자 선출 및 임명 등을 담당하는 중앙 정치 기구다.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국회의장에 해당하는 입법부 수장이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은 산시성 당 서기 시절 산시성 푸빙현에 있던 시중쉰의 묘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기념관까지 건립하는 등 시 주석에 대한 남다른 충성심을 과시했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의 할아버지 자오서우산은 국공내전 시 장제스를 납치해 국공합작을 결정하게 한 시안사변의 주역 중 한 명이다. 과거 시 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과도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의 아버지 자오시민은 공산당의 공식 신문사 중 하나인 칭하이일보의 부편집장을 지낸 뒤 산시성 인민교육출판사 사장을 지냈다. 어머니에 대한 공식 정보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은 3명의 남동생을 두고 있으며 그 중 한 명인 자오러친은 전직 정치인이었다. 자오러친은 2018년 광시광족 자치구 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2023년 용퇴했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은 슬하에 장남 조비를 두고 있는데 산시성 시안시에 위치한 서북공업대학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행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공산당 서열 4위인 왕후닝(王滬寧)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상하이 출신으로 상하이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상하이시 출판국, 상하이 사회과학원, 푸단대학 석사 등을 거쳤다. 1984년 공산당에 입당한 그는 1985년 푸단대학 최연소 교수로 임용돼 중국 학계 최초로 '신권위주의'를 주창하며 대중적 관심을 받았다. 신권위주의는 강력한 지도자가 철권통치로 사회를 강하게 통제하면서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권위주의 단계를 거쳐야만 점진적으로 정치 민주화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이론이다. 왕후닝 주석은 시 주석의 대표 이념인 '중국몽'을 설계한 공산당의 핵심 책사로 꼽힌다.
왕후닝 주석은 지금까지 무려 네 차례의 결혼식을 올렸다. 첫 번째 부인은 정치나 학계와 관련이 없으며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두 번째 부인은 전 국가안전부 차관인 저우지룽의 딸인 저우치였다. 왕후닝과 푸단대학 동창으로 중국사회과학원 정치학과 학과장,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한 저명한 학계 인물이다. 세 번째 부인 샤오자링은 푸단대학 박사 출신으로 과거 왕후닝 주석의 지도 학생이기도 했다. 네 번째 부인은 2014년 중앙경위국 비서 출신이자 1985년생인 30세 연하의 일반인 여성으로 두 사람은 지금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왕후닝은 중국의 국영 방송사 CCTV의 아나운서 장펑과 불륜설이 제기되며 스캔들에 휩싸이기도 했다. 왕후닝 주석의 경우 개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공산당 서열 5위인 차이치 비서실장은 시 주석이 푸젠·저장성에서 근무할 당시 10년 넘게 옆에서 그를 보좌한 최측근 인사다. 차이치 실장의 공식적인 직함은 공산당 중앙판공청 총책임자다. 중앙판공청은 시 주석의 핵심 집무 지원 기관으로 한국의 청와대 비서실에 해당하는 기구다. 차이치 실장의 부인은 중국의 양안기업가협회 부사무총장인 린청성(林成生)이다. 양안기업가협회는 중국과 대만 사이의 경제·사업 교류를 촉진하는 민간 협력 조직이다. 두 사람의 외아들 차이얼진은 저장대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다. 과거 2003년 공산당에 입당해 저장성 퉁루현 법원에서 판사 보좌관을 지낸 뒤 항저우시 당정부 사무실 부주임으로 근무한 이력을 지녔다. 현재 그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바오터우 희토류 거래소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바오터우 희토류 거래소는 세계 최초로 희토류 전문 거래를 위해 설립된 거래소로 중국의 대형 철강사 중 하나인 바오터우철강그룹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은 타 국가에 비해서도 특히나 정치와 경제가 긴밀히 얽혀 있는 나라로 공산당 내 핵심 지도층과 그 가족의 관계망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기업의 성공 여부를 가르기도 한다"며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려면 현지 정치권력과 연결된 인적 네트워크, 즉 '관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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