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에서 반복된 취업 실패와 불안정한 노동 환경 속에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쉬었음 청년’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은둔·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개입과 맞춤형 회복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통계청과 한국고용정보원 조사 등을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쉬었음’ 상태에 있는 만 15~29세 청년은 약 42만명이며, 이 가운데 인천의 쉬었음 청년은 약 3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인천의 만 15~29세 청년 약 48만명의 약 7% 수준이다.
쉬었음 청년이란 일할 능력은 있지만, 육아·학업·질병·취업 준비 등 특별한 사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근 들어 쉬었음 청년은 개인 선택에 따라 휴식을 택한 ‘자발적 쉬었음’과, 일할 의지는 있으나 반복된 취업 실패와 노동환경에 대한 회의로 구직을 중단한 ‘비자발적 쉬었음’이 동시에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제물포스마트타운에서 열린 ‘인천형 쉬었음 청년 지원정책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 참여한 청년들은 쉬었음 상태에 이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로 ‘원하는 일자리 찾기의 어려움’을 꼽았다. 토론에 참여한 조익수씨는 “요즘 인턴도 사실상 ‘중고 인턴’을 뽑는 구조”라며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했는데 오히려 인턴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하는 경우도 많다 보니, 계속 문을 두드려도 받아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자연스럽게 구직 자체를 멈추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 참가자 최건희씨는 “졸업 이후 계속 취업에 지원했지만 떨어지는 경험이 반복되면 자책감과 무기력이 쌓이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피하게 된다”며 “쉬고 있는 게 아니라 멈춰버린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천의 고용 구조 자체가 청년층에게 안정적인 노동시장 진입 경로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인천은 서울에 비해 임금 수준이 약 40만원 낮고, 비정규직 비중도 27.1%로 전국 평균(25.1%)보다 높다. 이 같은 구조적 조건이 청년층의 이직 반복과 조기 구직 포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민규량 인천연구원 경제산업연구부 연구위원은 “쉬었음 청년은 게으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집단이 아니라, 이력서 작성이나 자격증 준비조차 할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라며 “이 단계에서 방치되면 고립·은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쉬었음 청년의 발굴부터 심리·사회적 회복, 봉사활동 등 다양한 일 경험 및 취업 연계, 취업 이후 적응까지 이어지는 단계형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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