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가 대규모 분식회계를 통해 재무제표를 조작하고 이를 근거로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오는 13일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이사 등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직무대리 김봉진)는 MBK파트너스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함께 채무자회생법상 ‘사기회생’ 혐의를 적시했다. 다만 김병주 회장에 대해서는 사기회생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사기회생 혐의는 회생 절차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되는 상업장부나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조작해 회생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성립한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해당 혐의가 인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검찰은 홈플러스가 회계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부채를 자본으로 처리하고, 보유 자산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하는 등 약 1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의심하고 있다. 기업회생 신청 당시 홈플러스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재무제표를 부풀려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쟁점이다.
특히 검찰은 기업회생 신청 직전 약 1조1천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주체가 기존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리테일투자에서 홈플러스로 변경된 경위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RCPS를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한 회계 처리 역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홈플러스가 지난해 5월 보유 토지에 대해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실제 시세보다 2배가량 높은 약 7천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점도 분식회계 의혹의 주요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회계 처리로 부채비율이 인위적으로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 수사는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820억원 규모의 단기 채권을 발행·판매한 뒤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검찰은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규명에 집중해왔으나, 수사가 진전되면서 분식회계와 사기회생 혐의까지 수사 범위가 확대됐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10시께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이사,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MBK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MBK는 입장문을 통해 “영장 청구에 담긴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며 “사실관계와 배치되는 오해에 근거한 주장으로, 법원에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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