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오는 10월 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되는 가운데, 검찰개혁추진단이 출범 예정인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의 운영의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법안을 마련해 공개했다. 수사·기소 분리를 위해 공소청은 법무부 소속으로,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로 각각 두고 중수청의 업무 전반에 대해서는 행안부 장관이 일반적 지휘·감독권을 갖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검찰개혁추진단(이하 추진단)은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내용의 공소청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법안을 12일 발표했다.
학계·법조계·시민단체 등 각계각층 전문가로 구성된 추진단 자문위원회를 통해 △중수청 및 공소청의 설계방향 △양 신설기관의 직무범위 △권한에 대한 통제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함께 추진단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급 회의인 검찰개혁추진협의회를 열어 자문위 논의를 참고한 법적 검토 외에도 행정 검토사항과 구체적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주요 쟁점에 관한 정부 입장을 정리했다.
추진단은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을 중수청으로 이관해 집중된 권한을 분산함으로써 기관 간 상호 견제와 협력을 도모했다”며 “지능화·조직화·대형화된 중대범죄사건의 복잡성 및 난이도를 고려해 국가 전체의 중대범죄수사와 관련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그 기본방향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발표안에 따르면 검찰은 공소 전담 기관으로 재편돼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을 상실하고 9개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중수청이 담당하게 된다.
수사 대상은 부패·경제 등 범죄뿐 아니라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사이버 범죄 등이다. 고액의 경제범죄나 기술유출, 국제 마약밀수, 대규모 해킹범죄 등은 대통령령을 통해 중대범죄 죄명을 특정할 예정이다. 9대 범죄 외에도 공소청 또는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의 범죄, 개별 법령에 따라 중수청에 고발된 사건도 수사 가능하다.
중수청의 수사사법관은 법률가 출신으로 이뤄진다. 사실상 검사 인력 유입을 염두에 둔 직제 신설로 해석된다.
전문수사관은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할 수 있고 고위직 임용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해당 직위는 경찰 출신이 주로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른 수사기관과 경합이 일어날 시 혼선을 줄이기 위해 중수청은 타 수사기관에 대해 사건 이첩을 요청하거나 사건을 이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건은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공소청 법안에서는 공소청 검사의 직무 1호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 부분을 삭제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로 명시해 공소 전담기관으로 재편됨을 명확히 했다. 추진단은 “앞으로 검사의 수사개시가 불가능해져 수사권 남용이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사의 직무에 대해서는 내·외부 통제를 신설하거나 실질화해 권한 통제 및 책임성을 강화했다. 구체적으로 구속 영장 청구, 공소 제기 여부 등을 심의하는 ‘사건심의위원회’를 고등공소청마다 둬 국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법제화한다.
검사의 적격심사가 형식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적격심사위원회 구성원의 외부 비율도 늘린다. 법무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는 기존 4명에서 2명으로, 위촉 위원은 2명에서 1명으로 각각 줄었다.
검사의 정치 참여에 대한 제한도 담겼다. ‘정치 관여 처벌 규정’을 신설해 정당·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방해하는 등 행위는 5년 이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외에도 검사의 항고·재항고, 재정신청 인용률 및 사유, 무죄 판결률 및 사유가 근무 성적 평정기준에 반영돼야 한다는 점도 포함됐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공소청법과 중수청 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진행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찰에 이어 중대범죄를 전담하는 중수청까지 행안부 산하에 두게 되면서 수사 권력이 행정안전부로 지나치게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가 행안부 장관이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개별 사건의 범위를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 사항’으로 한정하긴 했지만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결국 장관 판단으로 개입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번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꼽혀 온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부여 문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향후 과제로 남게 됐다. 추진단은 송치받은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에 대해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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