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가 주방 안까지 스며드는 겨울이 되면 식재료 관리에도 신경이 쓰인다. 냉장고 문을 여는 횟수가 늘고, 선반 위에 올려둔 식품 하나하나를 다시 살피게 된다. 기온이 낮아지면 음식이 오래 버틸 것처럼 느껴지기 쉽지만,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은 상황이 다르다. 두는 장소에 따라 맛과 상태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요즘 한국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땅콩버터'도 예외는 아니다.
빵에 발라 먹고, 과일에 곁들이는 재료로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상온 선반 위에 두는 경우가 많다. 한때는 열량이 높은 식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멀리하던 재료였다. 그러나 성분이 알려지면서 평가도 달라졌다.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을 함께 갖춘 식재료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간단한 식사를 보완하는 용도로도 자리를 잡았다. 관건은 두는 장소다. 위치에 따라 땅콩버터의 상태는 생각보다 크게 달라진다.
땅콩버터는 왜 쉽게 변할까
땅콩버터는 볶은 땅콩을 곱게 갈아 만든다. 설탕이나 식물성 유지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은 원재료 특성이 그대로 남는다.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지만, 그중 대부분은 단일 불포화지방이다. 특히 올레산 비율이 높다. 이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와 관련된 성분으로 언급됐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도 함께 들어 있다. 곡물이나 과일과 곁들이면 한 끼 구성으로 부족하지 않다. 사과나 바나나에 땅콩버터를 더하는 조합이 널리 퍼진 이유다. 달콤한 과일에 고소한 지방이 더해지면서 만족도가 높아진다. 다만 이런 성분 구조 때문에 보관 환경에는 더 민감하다. 불포화지방은 열과 산소에 노출되면 산화 속도가 빨라진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내부에서는 고소한 향이 서서히 옅어진다.
냉장 보관이 기준이 된 이유
땅콩버터는 두는 온도에 따라 상태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보관했을 때가 가장 안정적이다. 냉장 환경에서는 고소한 향이 오래 유지되고, 시간이 지나도 질감 변화가 크지 않다. 반대로 실온이나 더 높은 온도에서는 기름이 빠르게 분리되고, 산패도 눈에 띄게 빨라진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차이는 더 뚜렷해진다. 냉장 보관을 한 땅콩버터는 기름층이 위로 많이 떠오르지 않고, 전체적인 질감도 비교적 균일하게 유지된다. 반면 따뜻한 환경에서는 색과 향이 먼저 변하고, 내부 지방이 빠르게 분해되면서 맛의 균형이 무너진다. 겉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열에 노출된 제품일수록 고소함이 먼저 사라진다.
땅콩 품종에 따라 달라지는 안정성
땅콩버터는 원재료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고올레산 땅콩으로 만든 제품은 저장 안정성이 더 높다. 이 땅콩은 지방산 구성에서 올레산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상온 보관 환경에서도 산화 지표 수치가 비교적 낮게 유지됐다.
12주 동안 상온에 저장했을 때 과산화물가 수치는 일반 땅콩버터보다 크게 낮았다. 질감 변화도 적었다. 지나치게 단단해지거나 기름이 심하게 분리되는 현상이 줄었다. 2018년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고올레산 땅콩을 섭취한 그룹에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한 결과도 보고됐다. 같은 땅콩버터라도 어떤 땅콩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상태가 유지되는 기간은 달라진다.
땅콩버터, 이렇게 먹으면 부담이 적다
냉장 보관을 한 땅콩버터는 기름 성분이 굳어 질감이 단단해질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러운 변화다. 먹을 때는 먹을 만큼만 덜어 잠시 실온에 두면 다시 부드러워진다. 전자레인지로 바로 데우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낫다.
먹는 방식은 단순하다. 사과, 배, 바나나를 얇게 썰어 곁들이면 간식으로 부담이 적다. 통밀빵이나 오트밀 위에 소량을 올리면 아침 식사로도 무난하다. 또한 바나나와 우유, 땅콩버터를 함께 갈아 스무디로 만들어도 식감이 안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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