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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넷에 따르면 지난 12월 하순 딸기(1kg) 평균 도매가는 1만 9917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 올랐다. 올 들어 1월 상순에도 전년 대비 14%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딸기 가격 상승세는 호텔들의 뷔페 가격 인상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오는 4월까지 진행하는 딸기 뷔페 ‘Must be STRAWBERRY’의 성인 1인 이용가를 15만원으로 책정했다. 국내 최고가 수준이다. JW 메리어트 동대문(약 10만원), 르 메르디앙 서울 명동(패키지 약 8~9만원대) 등 주요 호텔들도 일제히 고가 정책을 유지하거나 인상했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뷔페에 들어가는 딸기는 당도와 크기가 상위 1% 이내인 ‘특’ 등급을 계약 재배로 수급한다”며 “최근 12월 말부터 산지 시세가 다시 오르고 있고, 인건비와 메뉴 개발비 등 제반 비용 상승분까지 겹쳐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원재료값 상승과 호텔의 고가 정책이라는 이중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주요 호텔의 1~2월 주말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됐고, 취소표를 구하려는 대기 수요도 줄을 잇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식음료 소비가 아닌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소비와 스몰 럭셔리 트렌드로 해석한다.
2030 세대에게 호텔 딸기 뷔페는 먹으러 가는 곳이라기보다 찍으러 가는 곳에 가깝다. 호텔들은 3단 트레이, 화려한 생화 장식, 포토존 등을 통해 시각적 요소를 극대화한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릴 인생샷 하나를 건지기 위해 지불하는 15만원은 이들에게 아깝지 않은 투자다. SNS상의 과시 욕구와 인증 문화가 고가 논란을 잠재우는 강력한 기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명품 가방이나 자동차 같은 빅 럭셔리 소비는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최고급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스몰 럭셔리 수요는 늘어났다. 15만원은 한 끼 식사로는 비싸지만, 특급 호텔의 서비스와 공간을 몇 시간 동안 향유하는 비용으로는 접근 가능한 사치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한 번의 고급스러운 경험으로 보상받으려는 심리다.
겨울 시즌 한정이라는 희소성도 예약 전쟁을 부추긴다. 12월부터 4월까지만 운영되는 시즌 한정 이벤트라는 점이 ‘지금 아니면 못 간다’는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증후군을 자극한다. 남들이 다 가는 핫플레이스에 나만 빠질 수 없다는 심리가 치열한 예약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상현 고려대 생명과학대 식품자원경제학과 부교수는 “호텔 딸기 뷔페는 독자적인 ‘럭셔리 콘텐츠’ 상품이 됐다”며 “경기가 어려울수록 찰나의 화려한 경험에 지갑을 여는 소비 행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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