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이 창사 50주년을 기점으로 '다음 50년'을 향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전통적인 건설 중심 그룹 구조에서 벗어나 라이프(LIFE), 인공지능(AI), 인프라&에너지(INFRA&ENERGY)를 핵심 축으로 삼아 질적 성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HDC그룹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2026년도 그룹 미래전략 워크숍'을 열고 중장기 성장 전략과 그룹의 방향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김회언 HDC 대표,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등 13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 리더급 인사 등 60여 명이 참석해 그룹 차원의 전략을 공유하고 실행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창사 50주년은 과거를 돌아보는 시점이 아니라, 미래 50년을 설계해야 할 출발선"이라며 "건설 중심 그룹이라는 기존 틀을 넘어 우리만의 IPARK WAY를 완성하고, 깊이 있는 고민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형 확장 중심의 성장보다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이번 워크숍의 핵심 화두는 '포트폴리오 전환'과 '질적 성장'이었다. HDC그룹은 기존 건설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삼되, 라이프, AI, 인프라&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단순한 신사업 진출이 아니라 그룹이 보유한 건설, IT, 유통, 호텔·리조트, 인프라 운영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통합적인 가치 창출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이 특징이다.
라이프(LIFE) 영역에서는 주거·유통·호텔·리조트 사업을 고도화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이 논의됐다. 주거 공간을 넘어 생활 편의, 문화, 여가까지 포괄하는 사업 구조로 진화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AI 분야는 HDC그룹의 미래 전략에서 가장 역동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영역으로 꼽힌다. 그룹은 AI를 단순한 업무 효율화 도구가 아닌 '가치 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건설 현장의 안전·품질 관리, 인프라 운영의 효율성 제고, 유통과 호텔·리조트 분야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 등 전 사업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AIoT(인공지능 사물인터넷)를 활용한 스마트 인프라 구축과 운영 고도화도 주요 논의 과제로 다뤄졌다.
INFRA&ENERGY 부문에서는 에너지 사업과 인프라 운영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 자산과 에너지 사업은 그룹의 중장기 수익 구조를 뒷받침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시공 중심이 아니라 '투자-개발-운영'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강화해 사업 구조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워크숍에서는 그룹 거버넌스 고도화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지주회사 체계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고, 정보 공유와 인적·물적 자원 교류를 활성화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구조에서 벗어나, 전략과 자원을 공유하는 '하나의 그룹'으로 움직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안전과 품질 중심의 경영 기조 역시 강조됐다.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신뢰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전과 품질이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는 건설뿐 아니라 인프라 운영, 에너지, 서비스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원칙으로, HDC그룹이 지향하는 '질적 성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HDC그룹은 이번 워크숍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에너지, AIoT, 인프라 운영 등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투자부터 운영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체계적으로 연결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AI 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의 가치를 재창출하는 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HDC그룹의 이번 행보를 두고 "전통 건설 기업이 산업 구조 변화와 AI 확산 흐름에 대응해 그룹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그룹 정체성과 성장 방식 자체를 재정의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정몽규 회장이 강조한 'IPARK WAY'는 단순한 브랜드 슬로건이 아니라, HDC그룹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상징하는 개념으로 읽힌다. 건설 중심에서 종합 라이프·인프라·AI 기업으로의 전환, 외형 성장보다 질적 경쟁력 강화, 그리고 장기적 가치 창출 구조 확립이 그 핵심이다.
HDC그룹이 제시한 LIFE·AI·INFRA&ENERGY 3대 성장 축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실행력에 달려 있다. 다만 이번 미래전략 워크숍은 그룹이 '다음 50년'을 단순한 연장이 아닌 '새로운 출발'로 규정하고,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스스로를 재편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자리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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