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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청와대 본관에서 각 종교지도자들과 오찬 겸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새해를 맞아 국민 통합과 사회적 신뢰 회복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재확인하고, 분열과 갈등을 넘어 상생과 통합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종교계의 지혜와 역량을 경청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오찬에는 불교계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이 참석했다. 기독교계에서는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정석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박승렬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고경환 목사가 함께했다. 천주교에서는 서울대교구 정순택 대주교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 참석했으며,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유교 최종수 성균관장, 천도교 박인준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도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많은 분들이 느끼는 것처럼 갈등과 혐오, 증오가 참으로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며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노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의 본질이 사랑의 실천인 만큼, 국민들이 서로 화합하고 포용하는 자세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해온 역할을 넘어 앞으로도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주시는 말씀을 잘 새겨 대한민국이 서로 화합하고 용서하며 포용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인 진우스님은 “대통령께서 작년 6월 취임 직후 종교지도자들을 초청해 주셨고,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격조를 높여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바쁜 일정 속에서도 다시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데 대해 종교계를 대표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진우스님은 또 “국가 안보만큼 중요한 것이 국민의 ‘마음 안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초저출산, 고령화, 낮은 행복지수는 국민의 마음이 깊이 지쳐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물질적·경제적 성취만으로는 진정한 선진국이라 말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제도와 정책으로 삶의 토대를 책임진다면, 종교계는 국민의 마음의 평안과 정신적 안정을 함께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신앙을 존중하되 명상과 마음 치유 같은 공통의 영역에서는 힘을 모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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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찬과 함께 진행된 간담회에서 신천지와 통일교 문제, 방중 성과 등 외교 이슈, 저출산, 지방 균형발전, 남북관계 개선 등 다양한 국정·사회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특히 종교지도자들은 통일교와 신천지 등 사이비·이단 종교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며, 정교 유착을 넘어 국민 삶에 큰 피해를 주는 행태를 엄정하게 다뤄 종교가 다시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참으로 어려운 주제지만, 우리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너무 오래 방치해 폐해가 매우 크다”며 공감을 표했다. 참석한 종교지도자들은 국가와 국민에 해악을 미치는 종교 단체의 해산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문제가 되는 종교 재단의 자산을 활용해 사이비 종교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방안도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종교지도자들은 이 대통령이 혐중과 혐오 문제를 지적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들은 “이주민에 대한 혐오가 파시즘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혐오와 단절하자는 제안에 많은 국민이 동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민생 문제와 한반도 평화 문제 등 사회의 중요한 화두에 대해 종교계가 사회 지도자로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외교·안보처럼 국가 공동체의 존속이 달린 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갈등을 키우지 않도록 큰 방향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종교지도자들이 “다 저희의 책임”이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오찬에는 생명 존중과 평화, 비폭력의 가치를 담은 채식 위주의 한식과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은 비빔밥이 마련됐다. 새해의 평안과 성찰을 상징하는 후식과 함께 간담회는 시종일관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강 대변인은 “앞으로도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국민 통합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경청·소통과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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