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곽호준 기자 | 한온시스템이 작년 지난 9월 23일 이사회 결의로 결정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총 9834억원 규모의 자금 마련으로 재무 구조 안정화를 위한 고비를 넘겼지만 업계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이번 유상증자 청약률이 약 81%에 그치면서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실권주 1800억원어치를 전량 인수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한온시스템의 외형 성장은 이어지고 있으나 수익성과 현금창출력 회복이 뒤따르지 않으면 이번 증자가 시간 벌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자가 실질적인 변곡점이 될지는 올해와 내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온시스템은 2022년 이후 매출 규모를 꾸준히 키워왔다.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차량용 열관리 솔루션' 수주를 늘리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은 2022년 8조6000억원에서 2024년 10조원 수준으로 확대됐고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크게 흔들렸다. 2024년에는 3586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 흑자 전환에도 환율·이자 부담…실적 변동성은 여전
2024년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이른바 '빅 배스'가 꼽힌다. 경영권 변경 과정에서 과거 누적된 손상차손과 구조조정 비용, 보수적인 회계 기준 적용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순이익이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기 실적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장부를 정리해 이후 실적 반등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했다. 그 결과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3분기 176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반등 흐름을 보였다.
다만 흑자 전환 자체만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누적 순이익 중 상당 부분이 외환 관련 금융이익(628억원)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영업 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보다 환율 변동에 따른 효과가 컸다는 점에서 '천수답'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본업 경쟁력이 충분히 회복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분기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다.
재무 구조 측면에서는 개선이 이뤄졌다. 증자를 통해 자본이 확충되면서 부채비율은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과거 300%에 육박하던 부채비율은 최근 200%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1 미만까지 내려갔던 이자보상배율 역시 최악의 구간에서는 벗어났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증자로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일단락 완화됐지만 경영 정상화 단계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 한국앤컴퍼니 체제 '수익 중심 포트폴리오'…영업이익률 5% 달성 실행력 '관건'
새 최대주주인 한국앤컴퍼니 체제에서의 전략 변화도 주목된다. 한온시스템은 저수익 수주를 줄이고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할 방침이다. 전기차 핵심 부품 가운데서도 고전압 컴프레서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 5%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이수일 한온시스템 부회장은 지난 5일 글로벌 임직원에게 배포한 신년사에서 "작년이 경영 효율 개선과 펀더멘털(기초여건) 제고에 집중한 해였다면 올해는 이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수립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고 성과로 연결하는 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구매·물류 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중요한 변수다. 한국앤컴퍼니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가 구조를 개선하고 물류 효율을 높여 고정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러한 시너지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인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기업 재무분석 전문가는 한온시스템의 향후 관건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환율 의존도의 축소 여부다. 작년 3분기 누적 흑자 전환은 의미가 있지만 순이익 상당 부분이 외환 관련 금융손익에 좌우되는 만큼 환율 효과를 걷어낸 뒤에도 실적이 유지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차입 구조와 이자비용 부담이다. 증자 이후 고금리 차입 상환을 통해 금융비용 부담을 얼마나 낮출지 여부가 실적 안정성의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수익성 중심 수주 전환의 실행력이다. 저가 수주를 줄이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영업이익률 5%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 '수익성 중심 수주' 전략이 실제 계약과 매출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가 실적 성패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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