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일본이 베트남 닌투언 원전 사업에서 이탈하며 한국형 원전에 기회가 다시 열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과거 적극 지원에도 불구하고 최종 단계에서 러시아와 일본에 밀려난 전례를 감안하면, 금융 지원 및 신뢰 리스크를 대비한 철저한 범정부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이 일본과 원전 협력을 공식적으로 종료하면서 한국에 기회가 열렸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배제될 수 있다는 리스크 역시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원전 업계 전문가는 베트남의 닌투언 2호기 사업과 관련해 “일본이 빠진 만큼 형식적으로는 한국에 기회가 열렸다고 볼 수는 있지만 베트남은 과거에도 여러 국가로부터 협력과 지원을 끌어낸 뒤 실제 사업에서는 다른 선택을 한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역시 인력 양성이나 MOU 체결 등 우호적 지원을 해왔다고 해서 최종 선택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며 기대만 키운 채 선택받지 못할 가능성 자체가 이번 수주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원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는 차관을 포함한 금융 패키지가 꼽힌다. 베트남은 자체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국가로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어렵고 러시아 사례처럼 자금 지원을 포함한 패키지 제안이 사실상 전제 조건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리스크는 한국이 인력·기술·외교적 지원을 선제적으로 제공했음에도 최종 사업자로 선택받지 못할 가능성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10년 베트남 원전 수주전 당시 인력 양성, 기술 협력 등에서 상당한 자원을 선제적으로 투입하며 협력 기반을 구축했지만 최종 사업자 선정 국면에서는 결국 러시아와 일본에 밀려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원과 사업 선택을 단계별로 연동하는 ‘바인딩 전략’이 필요하며 약속 이행에 따라 차관·협력 범위를 순차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의 협상 설계가 요구된다는 지적 역시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력 측은 아직 발주·입찰 단계 이전의 정부 간 협의 국면에 머물러 있으며 차관을 포함한 금융 패키지 역시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베트남 원전 사업은 아직 공식적인 발주나 입찰 절차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며, 정부 간 협의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초기 국면인 만큼 입찰 일정이나 사업 방식, 수주 절차 등이 구체화된 상황은 아니다”며 “차관 제공이나 금융 패키지 역시 현재로서는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전 사업 특성상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베트남 측의 요구 조건과 협상 구조가 명확해져야 차관을 포함한 정부 금융 지원 방식도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트남 원전 사업 수주를 추진 중인 한전은 사업 수주를 염두에 두고 현지 인력 양성을 축으로 한 협력을 줄곧 추진해 왔다. 지난해 8월 한전은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PVN)와 원전 인력양성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하노이에서 공동 워킹그룹(JWG) 워크숍을 개최하고 교육 프로그램과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실질 협력에 나선 바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베트남이 추진 중인 대규모 원전 건설 계획에 필요한 전문 인력 기반을 함께 구축함으로써 향후 원전 사업 수주 과정에서 한국의 참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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