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동일성 범위 내 수사 가능'…여권선 존치시 '별건수사 고리' 우려
'실효적 공소제기·유지 위한 필수 조건' 주장도…"진찰 없이 수술하는 꼴"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권희원 기자 = 정부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관련 내용을 구체화한 입법안을 발표하면서 최대 쟁점이었던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에 대한 결정은 유보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찬반 격론이 계속되는 주제인 만큼,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검찰개혁추진단은 12일 발표한 '공소청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 법안 입법예고' 보도자료에서 "검사의 직무 중 송치받은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관련은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196조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해당 사건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검사가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검사가 직접 수사 개시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송치 사건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통상 '보완수사'라고 불린다.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는 이재명 정부표 검찰개혁 논의에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핵심 의제였다.
여권에서는 검찰 개혁의 핵심이 수사·기소 분리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인 만큼, 검찰은 보완수사를 포함한 모든 수사 권한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기소권을 독점한 검사가 수사까지 직접 하는 경우에는 확증 편향에 빠지기 쉬우므로 이를 완전히 분리해 검찰권 남용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명목으로 사실상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라는 문구 자체가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만큼, 이를 고리로 과거 문제가 됐던 별건 수사·먼지떨이 수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보완수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는 대신 현행법에 명시된 '보완수사 요구권'을 통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범여권 의원들로 구성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준비하는 의원 모임'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완수사권을 비롯해 그 어떤 형태로도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남겨둬선 안 된다"며 "이는 양보나 타협할 수 없는 검찰개혁의 대전제"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 또한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여당) 의원들의 입장은 '처음부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일말의 여지를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 안팎에서는 검사가 실질적인 공소 제기·유지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보완수사권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송치 사건의 경우 기소를 위한 증거관계가 충분치 않거나 증거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절차적 오류가 있는 경우가 많아 '법률가'인 검사가 이를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검사가 수사 없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의사가 진찰 없이 문진표만 보고 진료·수술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이렇게 되면 송치 사건의 무혐의 비율이 치솟거나, 기소된 사건의 무죄 선고 비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률에 규정된 보완수사 요구권이 현실에서는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현 상황에서, 보완수사권만으로 미진한 부분을 채우려는 경우 검·경간 '사건 핑퐁'으로 수사가 적체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사법 체계의 대격변이 예정된 상황인 만큼, 향후 형소법 개정 논의 역시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기존 수사·재판의 틀이 완전히 바뀌는 제도 개편인 만큼, 보완수사권에 국한된 법 개정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건 송치와 수사지휘권, 중수청에 대한 견제·통제 방안, 국제 공조 체계의 변화 등 제도 전반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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