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보고서…"발주 단계서 최소비용 확보 후 검토 거쳐 현실화해야"
(세종=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지방자치단체 발주 공사의 절반 이상이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른 안전관리비를 법적 기준 대비 부족한 수준으로 책정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2일 '공공 건설공사 건설기술 진흥법 안전관리비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지자체 공사에서 안전관리비 제도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취약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내 건설사업의 안전관리 비용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 안전보건 확보를 위한 '산업안전보건관리비'(산안비)와 건설기술진흥법상 시설물 및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한 '안전관리비'로 구분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안전관리 비용은 대부분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안비로 인식되고 건설기술진흥법에 근거한 안전관리비는 안전점검비를 제외하면 활용도가 낮다고 건산연은 지적했다.
건산연이 작년 6월 2주간 건설사업장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안전관리비가 법적 기준보다 부족하게 계상된다는 응답은 국가 발주 공사의 경우 23.3%였지만 지자체 공사는 51.2%로 절반을 넘었다.
국가 공사는 '법적 기준보다 충분'이라는 응답도 20.9%였으나 지자체 공사에서는 답변이 전무했다.
이는 산안비와 안전관리비의 계상 방법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건산연은 분석했다.
산안비는 공사 종류와 규모에 따라 미리 정해진 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이어서 비용 산정이 용이하지만, 안전관리비는 안전점검비를 뺀 나머지 항목을 발주자가 설계도서 등을 기반으로 직접 산정해야 한다. 발주자 역량에 따라 동일 사업에서도 산정 비용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요 공공기관은 자체 기준을 마련해 설계 단계부터 충분한 안전관리비를 계상하지만, 지자체 등 상대적으로 역량이 부족한 공공 발주처는 구체적 기준이 없어 적정 안전관리비를 설계 단계에서 반영하지 못한다고 건산연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공공 건설공사에서 건설기술진흥법에 의무화된 설계 안전성 검토에 안전관리비 산정 의무를 명확히 부여해 발주 단계에서 최소한의 안전관리비를 제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착공 전 국토안전관리원 및 건설안전 점검기관이 안전관리 계획을 검토할 때 발주자가 원가계산서에 계상한 안전관리비와 시공사가 산정한 필요 비용 간 적정성 검토 의무를 추가해 안전관리비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최수영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 비전문가인 발주자 입장에서는 시공사가 낙찰 후 수립하는 안전관리계획에 투입되는 비용을 미리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며 "설계 안전성 검토 단계에서 최소한의 비용을 확보하고, 안전관리계획 검토 단계에서 비용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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