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곽한빈 기자] 한국계 매기 강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세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 중 하나인 제83회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서 애니메이션과 주제가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K컬처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개최된 이번 시상식에서 ‘케데헌’은 ‘주토피아 2’, ‘엘리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최우수 애니메이션 영화상(Best Motion Picture - Animated)을 차지했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양대 산맥인 디즈니와 픽사의 신작을 제치고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의 수상 가능성도 한층 밝아졌다는 평가다.
◇“한국 문화에 뿌리 둔 보편적 공감”…여성 캐릭터의 새 지평 열어
트로피를 손에 쥔 매기 강 감독은 감격에 젖은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강 감독은 “이건 정말 무겁다”며 “한국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영화가 전 세계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믿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여성 캐릭터를 우리가 아는 그대로, 즉 정말 강하고 당당하며, 우스꽝스럽거나 괴짜 같고, 음식을 갈망하며 가끔은 목말라 하기도 하는 모습으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주제가상 ‘골든’까지 휩쓸어…이재, “꿈이 현실이 됐다” 눈물의 소감
음악 부문에서도 낭보가 전해졌다. ‘케데헌’의 삽입곡 ‘골든(Golden)’은 최우수 주제가상(Best Original Song)을 수상했다. ‘아바타: 불과 재’, ‘위키드’ 등 대작 뮤지컬과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거둔 쾌거다.
가수이자 작곡가로서 무대에 오른 이재는 과거 연습생 시절의 아픔을 회고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재는 “내가 어린 소녀였을 때, ‘아이돌’이라는 한 가지 꿈을 이루기 위해 10년 동안 쉬지 않고 노력했지만, 내 목소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실망했다”며 “그래서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노래와 음악에 의지했고, 지금 가수이자 작곡가로 여기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소녀들과 소년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노래의 일부가 됐다”며 “꿈이 현실이 된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소감 말미에 한국말로 “엄마, 사랑해요”라고 외쳐 현장의 훈훈함을 더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병헌), 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이 불발됐다. 해당 부문 남우주연상은 ‘마티 슈프림’의 티모테 샬라메에게, 외국어영화상은 ‘시크릿 에이전트’에게 각각 돌아갔다.
1994년 시작된 골든글로브는 2021년 폐쇄성과 인종 차별 논란으로 영화계의 전면 보이콧을 겪은 이후, 투표인단을 300여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운영 주체를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등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이번 ‘케데헌’의 다관왕 달성은 투표인단의 다양성 확보가 한국적 색채를 담은 작품에 대한 정당한 평가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케데헌’은 다가오는 3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시 한번 황금빛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에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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