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각 구단은 오는 21~25일 사이 미국, 호주, 일본, 대만 등지로 출국해 1차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한다. 일부 구단은 훈련 장비 점검과 현지 적응을 위해 선발대를 먼저 파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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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프링캠프의 가장 큰 변화는 전지훈련 지형도의 급격한 재편이다. 한때 ‘스프링캠프의 대명사’로 불렸던 미국 본토 캠프가 뚜렷하게 줄었다. 1차 캠프를 미국에서 치르는 구단은 LG트윈스(미국 애리조나주 스콧츠데일), SSG랜더스(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베치), NC다이노스(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등 3팀에 불과하다. 불과 3년 전인 2023년 7개 구단이 미국을 선택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미국 캠프 이탈의 가장 큰 원인은 비용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현지 물가가 급등했다. 항공료를 제외한 숙박비, 식비, 차량 임차료, 훈련장 사용료까지 전반적인 운영 비용이 크게 늘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같은 조건이라면 지난해와 비교해 최소 15~20%는 비용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훈련 환경이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전지훈련지로 크게 주목받았던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지역에 최근 한파와 악천호가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훈련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늘다보니 스프링캠프지로 매력이 떨어진 상태다.
대신 호주와 대만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한화이글스와 KT위즈는 호주 멜버른, 두산베어스는 시드니에 1차 캠프를 차린다. 호주는 상대적으로 비행시간이 짧고 시차가 거의 없으며, 기후가 온화한 점이 장점이다. 특히 기초 체력 강화와 컨디션 조율에 집중하는 1차 캠프지로는 딱이라는 평가다.
대만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롯데자이언츠는 타이난, 키움히어로즈는 가오슝에서 훈련한다. 우선 이동 부담이 적다. 여기에 과거 열악했던 훈련 인프라가 크게 개선됐다. 무엇보다 비용적인 면에서 강점이 있다. 삼성라이온즈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령 괌을 선택했다.
가장 이목을 끄는 선택은 KIA타이거즈다. KIA는 1차 캠프지를 일본 가고시마현의 외딴섬 아마미오시마로 정했다.선수단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타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건너가 훈련했던 지난해와 180도 달라졌다. 아마미오시마는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 팀들이 거의 찾지 않았던 전지훈련지다. 규슈 남부 해상에 있는 아마미 제도의 주요 섬이다. 유명 관광지라고도 하기 어려운 외딴 섬이다. 심지어 국내에서 직항편도 없다.
KIA는 2024시즌 통합 우승 이후 2025시즌 8위까지 추락한 원인을 느슨했던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찾았다. 미국에서 이상 기후로 인해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 것이 주전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이어졌다는 자체분석이다. 그래서 올해는 낯선 환경에서 강도 높은 훈련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1차 캠프 종료 후에는 대부분 일본으로 이동해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치른다. LG, 한화, 삼성, KT, KIA는 오키나와에서, SSG·두산·롯데는 미야자키에서 훈련한다. 구단이 일본을 2차 캠프지로 선호하는 이유는 연습경기 상대를 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 거리와 시차 부담도 적다. 사실상 2차 캠프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NC와 키움만 1차 캠프지인 애리조나와 가오슝에서 2차 캠프까지 이어간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오키나와는 한국 프로팀에게 국내처럼 자연스러운 장소가 됐다”며 “여러 구단들이 모이다보니 연습경기를 집중적으로 치르기 좋고 훈련 환경도 훌륭하다”고 전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은 별도 일정으로 움직인다. 대표팀은 사이판에서 1차 캠프를 마친 뒤 2월 중순 일본 오키나와에서 최종 담금질에 들어간다. 이로 인해 일부 주축 선수들은 소속팀의 2차 캠프와 시범경기 합류가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중심이던 KBO 스프링캠프 공식은 분명히 깨졌다. 비용과 효율을 앞세운 현실적인 선택이 각 구단의 출발선을 달리 만들고 있다. 스프링캠프의 변화가 올 시즌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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