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순방 마무리…에티오피아·탄자니아 등과 협력 강화
中전문가 "美의 마두로 축출 탓 불안정한 세계에 확실성 제공"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아프리카의 미승인 국가인 소말릴란드를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인정한 가운데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소말릴란드가 대만 당국과 결탁해 독립을 도모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12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왕 주임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압디살람 다아이 소말리아 외무부 장관과 통화에서 "우리는 소말리아가 국가 주권, 통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것을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통화는 새해 연례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왕 주임의 소말리아 방문이 지난 9일 돌연 연기된 직후 이뤄졌다.
왕 주임은 "중국은 소말리아에 대한 우호 정책을 확고히 시행하고 있으며 양국은 항상 존중 및 상호 지지를 해왔다"라며 "중국과 소말리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일시적 사건 하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아이 장관은 "소말리아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격히 준수한다"라면서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의 뗄 수 없는 일부분이며 대만 관련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의 내정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국제무대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된 대만은 소말릴란드에 군사, 경제적 지원을 강화해왔다.
왕 주임의 소말리아 방문 계획은 1991년 소말리아로부터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한 소말릴란드를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인정한 가운데 예정돼 주목받았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소말리아를 찾게 되는 이례적인 이번 일정은 사실상 직전에 취소됐다.
일정 연기에 대해 주소말리아 중국 대사관 측은 지난 10일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과 소말리아 양국 외교부의 우호적인 협의 결과이자 일정 변경에 따라 (소말리아) 방문 일정이 조정됐다"라면서 "향후 일정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 주임의 소말리아 방문이 연기된 구체적인 배경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카다르 후세인 압디 소말릴란드 대통령실 장관은 엑스에 소말리아가 자국 손님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주소말리아 중국 대사관은 해당 게시물이 허위정보 공작의 일환인 부끄러운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왕 주임은 7∼12일 이뤄진 이번 순방에서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레소토를 차례로 방문했다. 중국 외교부장은 36년 연속 새해 첫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찾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에티오피아의 아비 아머드 총리를 만나 인프라, 친환경 산업,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연합(AU) 전략대화와 '중국·아프리카 인문 교류의 해'에도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축사를 통해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단결을 강조했다.
9일에는 타빗 콤보 탄자니아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탄자니아·잠비아 철도 활성화를 고효율·고품질로 추진할 것을 다짐했다.
이어 10일에는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말 탄자니아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유혈진압한 뒤 탄자니아를 공식 방문한 첫 외국 외교장관인 왕 주임이 당시 사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AFP 등 외신들은 짚었다.
왕 주임은 샘 마테카네 레소토 총리와의 회담 일정으로 아프리카 순방을 마무리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왕 주임의 아프리카 순방이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사건으로 국제정세가 혼란한 가운데 중국이 확실성을 제공하는 움직임이었다고 평가했다.
쑹웨이 베이징외국어대 국제관계·외교학과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발전 여력이 약한 소국들 사이에서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축출로 인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강대국의 뜻에 복종해야 하는지, 국제 법치가 공허한 약속이 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한즈 중국국제문제연구원 개발도상국연구부의 연구조수는 "왕 주임의 방문이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아프리카에 필요한 확실성뿐 아니라 전방위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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