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공조해 통일교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의 연대 이슈에도 이름을 올랐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의 미래자산을 기반으로 창당됐다. 이 때문에 ‘포스트 이준석·천하람’ 문제에 직면했다. 과연 개혁신당은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미래 자산을 전국구로 키워낼 수 있을까?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21일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명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동상이몽
반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회의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한·석 연대는 일부 인사·언론의 바람이었을 뿐, 실제로 그런 형태의 연대나 같이 앉는 자리도 마련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과의 통일교 특검 공동 추진을 제한적 공조로 규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형의 이득은 누리고 있다. 이 대표의 높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3석 규모의 개혁신당이 나름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단 것이다.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은 태생적으로 화학적 결합부터 어렵다. 이 대표가 지난 2021년 6월 국민의힘 대표로 당선된 이후 국민의힘엔 2030세대 남성 당원·지지자들이 늘었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윤계(친 윤석열)는 갈등 끝에 이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내쫓았다.
이는 국민의힘에 당장은 눈에 띄지 않는 타격을 줬다. 이 대표 당선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한 2030세대 남성 당원들은 윤 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들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주로 지지했다.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대통령 당선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2030세대 남성 당원과의 갈등을 의미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지난 21대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보다 0.73% 앞서 승리한 것에 불만을 품고, ‘세대 포위론’을 주장했던 이 대표에게 책임을 추궁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하자, 국민의힘 내 2030세대 남성 청년 정치인·당원 중 상당수는 국민의힘을 이탈했다. 천 원내대표도 원래 국민의힘 소속으로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을에 자리 잡아 이 지역에서 보수 정당 출신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신당은 ‘미래 자산’ 중심으로 당을 꾸렸기 때문에 당내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이 부족하다. 지금도 개혁신당을 언급하면,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사람은 이 대표와 천 원내대표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현역 의원이지만, 이들만큼의 인지도는 누리고 있지 못하다.
당 기원은 국힘 미래자산…화학적 결합 어려워
이·천 외 유력 후보 부족…광역단체장 인물난
지방선거에선 그 특성상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가 중요하다. 특히 서울시장·경기도지사는 선거 전체의 바람을 주도한다. 그래서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인사가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3석 규모 소수 정당이다. 이 대표·천 원내대표 모두 출마할 순 없다. 출마하더라도 둘 중 하나만 출마해야 한다.
최근엔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표도 지난해 11월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경기 화성을에서 할 일이 많지만, 도지사가 되는 게 더 일하기 편할 것 같으면 도전해 볼 순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는 등 출마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6일 후엔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동탄 주민들이 ‘제발 경기도지사 나가 주세요’라고 하면 고민하겠다”며 “동탄에서 할 일이 다 끝나면, 대선과 지방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2030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출마 가능성을 탐색하는 단계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 자신의 국회의원 당선 모델과 전혀 다른 선거를 치러야 한다. 광역 단위 선거라서 3자 구도의 청년 밀집 지역구 선거였던 2024년 경기 화성을 국회의원 선거와 완전히 다르다.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는 필연이다. 과연 단일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로는 함익병 함익병앤에스더클리닉 원장·김정철 수석 최고위원이 거론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내세울 오세훈 서울시장·나경원 의원보다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박주민 의원 등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고 있다. 여기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를 통해 정 구청장을 공개 칭찬한 후광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따라서 개혁신당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출마할 정치인은 강력한 메시지를 밝혀 존재감을 부각한 후 향후 정치활동 밑천으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다.
자금·조직 문제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세차를 단 4대만 운영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당 당원들은 직접 특별당비를 모아 자체 유세차를 마련했고, 선거운동원 전원을 자원봉사자로 구성했다.
경기도지사? 선거 현실·자기부정 딜레마
장과 연대? 강경 보수·반탄 성향과 충돌
개혁신당은 이렇게 소수의 당직자와 다수의 자원봉사자를 토대로 대선을 치렀다. 쉽게 말해 선거 한번 치를 때마다 “사람을 갈아 마신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행군을 소화해야 한다.
대선 이후 개혁신당 문성호 선임대변인·이준석 의원실 박유하 선임비서관이 휴식을 위해 직을 내려놨다. 박 전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포항시 서울사무소 국회 담당 6급 직원으로 채용돼 이강덕 포항시장의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지난해 8월 개최한 연찬회에서 “대학가 인접 지역을 기초의원 전략 지역으로 지정해 2030세대 표심을 잡겠다”는 취지의 선거전략을 밝혔다. 사실상 청년 밀집 지역의 기초의원 당선자 다수 배출을 현실적인 목표로 밝힌 것이다.
3석 규모 정당인 개혁신당은 사실상 ‘보수판 민주노동당·정의당’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정의당도 지역 기반 위주 양당제 정치로 인해 광역자치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한 채 국회 진출에 만족한 후 원외 정당으로 밀려났다.
‘이준석 경기도지사’ 카드가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이 의원이 실제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 장 대표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은 연대설의 긍정 비중이 커진다.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를 거쳐 ‘보수 단일 경기도지사 후보’라는 정체성을 얻지 못하면,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한 채 낙선하는 지난해 대선의 흐름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대표의 정치적 의견은 강경 보수·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가깝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선 사과했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과의 연대는 개혁신당에 자기부정이 될 수도 있다. 갈등이 심각해지면, 이낙연 전 총리와 연대 시도 당시 당원·지지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 같은 이탈 위험이 발생한다.
세부 조절
따라서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및 향후 정국 참여의 핵심은 ‘세부 사항 조절’이다. 당원의 정서와 정치적 필요성의 간극을 조절하는 정치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준석 경기도지사 후보’ 카드 성립·당선 여부와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키울 미래 자산이 전국구로 주목받을 때까지 버텨줄 ‘포스트 이준석·천하람’을 준비해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과연 ‘포스트 이준석·천하람’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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