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전, 일본 도쿄 도요스 시장에서 새해를 여는 첫 참치 경매가 열렸다. 이번 경매에서 아오모리현 오마산 참다랑어 243kg 한 마리는 5억 1030만 엔, 우리 돈으로 약 47억 원에 낙찰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에 나온 기존 최고가인 30억 8000만 원보다 16억 원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이날 경매장에서는 성게 역시 기록적인 가격에 거래됐다. 홋카이도산 성게 400g 한 상자가 약 3억 2000만 원에 팔리며 시장에 모인 구매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시켰다. 47억 원에 팔려 화제가 된 이 참다랑어는 지난 3일 밤 쓰가루 해협에서 3대에 걸쳐 고기를 잡는 어부 가족이 함께 낚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가 부르는 '참치'와 진짜 이름 '참다랑어'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참치'라는 이름은 사실 다랑어류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다. 이 가운데 이번 경매에서 고가에 팔린 종류는 '참다랑어'로, 다랑어 중 몸집이 가장 크고 맛이 좋아 으뜸으로 꼽는다. 예전에는 우리말로 다랑어라고만 불렀으나, 해방 이후 '진짜 고기'라는 뜻을 가진 '참'이라는 글자에 물고기를 부르는 '치'를 더해 참치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참다랑어는 고등어과 물고기 중에서 몸집이 가장 크며 맛이 진해 '바다의 소고기'라고도 불린다. 대다수의 물고기가 주변 바닷물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것과 달리, 참다랑어는 사람처럼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이 있다. 이들은 주변 온도보다 체온을 5~10도 높게 유지하며 쉬지 않고 헤엄치는데, 이처럼 왕성한 활동은 근육 조직을 탄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중에서도 이번 경매에서 높은 가격을 기록한 아오모리 오마산 참다랑어는 북태평양의 거친 파도를 견디며 자라 살점이 단단하고 찰진 성질을 보인다. 몸속에 지방을 많이 저장하고 있으면서도 비린 맛이 적어 횟감이나 초밥으로 썼을 때 가치가 높게 정해진다. 단백질이 많을 뿐만 아니라 혈관 상태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성분도 많이 들어 있어 식재료로서 가치가 높다.
부위에 따라 천차만별인 맛과 질감
참다랑어는 어느 부위의 살점이냐에 따라 맛과 씹는 느낌이 확연히 갈린다.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뱃살 부분은 지방이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박혀 있다. 소고기의 마블링처럼 지방이 살코기 사이에 골고루 퍼져 있어 입안에 넣으면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녹는 느낌을 준다.
반면 등 쪽의 붉은 살점은 지방이 적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지방이 적은 대신 철분이 풍부해 고유한 산미를 느낄 수 있다. 참치의 품질을 가늠할 때는 살점 사이에 지방이 얼마나 고르게 퍼져 있는지를 핵심 척도로 삼는다. 이번 경매를 진행한 업체 역시 참치의 전체적인 형태와 지방이 퍼진 상태를 보고 최상급임을 확인했다. 한 마리 안에서도 부위별로 상반된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참다랑어만의 큰 장점이다.
차가운 바다와 수온이 만드는 살의 품질
참다랑어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서식지의 수온이다. 아오모리현과 홋카이도 사이의 쓰가루 해협은 수온이 낮고 물살이 매우 거세기로 이름나 있다. 참다랑어는 이 추운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속에 지방을 두껍게 쌓고 근육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낮은 수온에서 천천히 자란 참다랑어는 살의 결이 촘촘해져 씹는 맛이 좋아진다. 특히 수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겨울철에 잡힌 개체는 일 년 중 지방 함량이 가장 높아져 맛이 가장 깊어지는 시기로 꼽힌다. 이처럼 차가운 바다 환경은 참다랑어가 최상의 살점을 갖추게 만드는 자연적인 토대가 된다. 겨울 바다의 추위를 견뎌낸 참다랑어가 최고의 대접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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