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려던 찰나, 사람을 태우고 내리느라 분주한 만달레이 베이 호텔 로비에 이르자 택시 한 대가 기자가 탄 차 옆으로 갑작스럽게 끼어들었다. 그러자 자율주행차는 깜짝 놀랄 새도 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줄여 충돌을 피하더니 서서히 속도를 높여 정체 구간을 빠져나갔다.
이날 기자는 모셔널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에서 시작해 상업지구와 관광 중심지, 대형 호텔 밀집 구간을 차례로 통과한 뒤 다시 센터로 복귀하는 약 40분 동안 머지않은 미래를 먼저 경험해봤다. 사실상 로보택시의 시대는 이미 다가온 미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은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4' 수준의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8년부터 라스베이거스는 물론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도시에서 시범 운영을 진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상용화 기반을 쌓아 올린 결과물이다.
별다른 이슈 없는 안전 운행···부드러운 승차감
연말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앞두고 올해 초에는 운영·안전·시승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마지막 시범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이 기간에는 운전석에 차량 운영자가 탑승해 성능을 모니터링한다.
이날 기자가 탑승한 자율주행 차량에도 운전석에 시스템 테스트를 위해 차량 운영자가 앉아 있었지만, 스티어링 휠과 페달에서는 완전히 손을 뗀 채 차는 별도의 조작 없이도 신호와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이어갔다.
E2E는 인지·판단·제어 기능을 여러 모듈로 분리·연결하는 기존 자율주행 아키텍처에서 나아가, AI(인공지능) 머신러닝을 활용해 주행에 필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합적으로 학습·출력하는 방향을 말한다.
국내에선 급가속과 회생제동의 영향으로 "뒷자석에만 타면 멀미가 난다"며 전기차 택시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으나, 이날 경험한 자율주행 택시는 오히려 부드러운 승차감을 자랑했다.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모셔널 로보택시 내부 디지털 스크린. 사진=김다정 기자
첫 로보택시 탑승은 약간의 두려움과 신기함으로 가득 찼다. 첫 구간으로 대평 쇼핑몰이 밀집한 타운 스퀘어에 진입한 로보택시는 갑작스럽게 튀어나올 보행자를 의식한 듯 진입과 동시에 속도를 낮추더니 보행자의 접근에 맞춰 급제동 없이 자연스러운 운행을 이어갔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대로변에 서 있는 보행자를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인지, 아닌지 자체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회전 시에는 보행자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이 확인되면 과감하고 부드럽게 주행해 나갔다.
타운 스퀘어를 지나 많은 차량이 뒤섞인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서는 주변 차량의 속도 변화에 맞춰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방어 운전을 기본으로 하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속도를 높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승차감은 안정적이어서 별다른 안전 이슈 없이 마지막 무렵에는 너무 편안해서 살짝 졸았을 정도였다.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 상용화···국내 시장 도입 다각적 검토
모셔널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가장 오랫동안 진행해, 이 지역만의 특색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업체로 꼽힌다.
특히 모셔널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최적의 도시로 라스베이거스를 선택한 이유도 기술 검증에 까다로운 조건을 갖춘 도시이기 때문이다.
라스베이거스에는 각종 컨벤션과 공연 등의 이벤트가 상시 진행되는 복잡한 도심 환경, 관광객과 수많은 차량이 뒤섞인 복잡한 도로 환경, 호텔과 카지노 차량 승하차 구역의 높은 혼잡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공사 구간 및 도로 폐쇄 구역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에서다.
로라 메이저(Laura Major)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라스베이거스는 관광·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해 라이드헤일링(ride-hailing)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상용화에 적합하다"며 "복잡한 교통 환경이 많아 다양한 주행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고, 카지노·쇼핑센터 등 독특한 환경도 시험할 수 있어 추후 기술 범용화에 유리한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셔널은 올해 연말 라스베이거스 상용화를 기점으로 추가 수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차량 규모를 확대한 뒤 피츠버그에서도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후 축적된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를 포함해 다양한 지역에서 도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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