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주 회사채 발행 950억달러…팬데믹 이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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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주 회사채 발행 950억달러…팬데믹 이후 최대

이데일리 2026-01-12 08:06: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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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새해 들어 첫 일주일 동안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950억달러(약 138조 6900억원)를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앞으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및 인수합병(M&A)으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이 미리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LSEG 자료를 인용해 1월 첫째 주 기업들이 총 55건의 투자등급 채권 발행을 통해 950억달러 이상을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간 기준 2020년 5월 이후 최대 발행 규모다. 역대 새해 첫 주 기준으로도 가장 많은 금액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투자등급 채권 발행액이 2조 2500억달러(약 3284조 7750억원)을 기록, 2020년 1조 9000억달러(약 2773조 81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테디 호지슨 모건스탠리 글로벌 투자등급 채권자본시장 공동대표는 “모두가 시장으로 복귀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올해 M&A와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로 발행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이 이른 시점부터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발행 주체에는 미국 기업들뿐 아니라 금융사와 유럽계 글로벌 기업들도 포함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 국채 대비 금리 스프레드가 최저 수준에 근접해 저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결정으로,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기반이 됐다.

실제 이번 주 발행된 채권 가운데 상당수가 수요 초과(오버부킹)를 기록했다.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는 5개 만기 구간에 걸쳐 총 60억달러를 발행했는데, 투자자 주문 규모는 340억달러를 넘어섰다. 일본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은 50억달러,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은 45억달러를 각각 조달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 모두 활황세를 보였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넬과 프랑스의 폐기물 처리업체 베올리아가 각각 20억유로 이상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고, 화장품 제조업체 로레알은 17억 5000만유로 상당의 채권을 내놨다.

새해 들어 채권 발행량이 급증한 것은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음에도 시장이 큰 동요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FT는 설명했다.

ICE BofA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등급 회사채의 미국 국채 대비 추가 금리는 0.79%포인트에 그치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US뱅크의 카일 스테게마이어 본부장은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투자등급 기업의 평균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들도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를 예상하며 고금리 채권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골드먼삭스의 존 세일스 투자등급 채권 신디케이트 책임자는 “보험과 연금 상품 발행이 계속되는 한, 그 자금은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초과 발행 속도와 낮은 스프레드로 일부 투자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RBC 블루베이자산운용의 닐 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발행이 너무 많아 투자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며 “지금은 마치 뷔페를 앞에 둔 첫 접시처럼 모두가 처음엔 너무 들뜬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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