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떠나보내고 난 후 찾아든 우울…'나의 사전연명의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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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떠나보내고 난 후 찾아든 우울…'나의 사전연명의향서'

연합뉴스 2026-01-12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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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우울에 대해 고찰한 에세이

[북루덴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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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부모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때론 아이 시절을 벗어나 평생을 간다. 특히 집안의 기둥으로 생계를 떠안는 바쁜 삶 속에서도 늘 상냥하고, 딸의 꿈을 언제나 응원해줬던 친절한 아빠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런 아빠가 병마에 무너지는 모습을, 그것도 비참하게 추락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면 아이의 심정은 어땠을까.

학창 시절 김지수 씨가 겪었던 어려움도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집안의 귀염둥이로 자란 그에게 시련이 찾아온 건 고3 때였다. 아빠는 근육이 굳는 난치병 판정을 받았다. 걷는 것은 고사하고 자면서 몸을 모로 누울 수도 없고, 나중에는 호흡도 할 수 없게 되는 병이었다. 난치병, 아니 실질적 불치병이라는 최종 판정을 받은 날, 아버지는 꺼이꺼이 울었다. 그 서러운 울음소리를 듣고, 옆방에 있던 지수 씨도 따라 울었다.

아버지는 6년을 앓았다. 나중에는 목에 구멍을 내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연명치료였다. 가세는 기울었고, 지수 씨도 생활비를 보태야 했다. 대학생이 된 그는 쉴 새 없이 과외를 뛰면서 청춘을 보냈다. 학비와 생활비를 내고 남은 소정의 금액은 고향에 있는 엄마에게 부쳤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씨는 커서 기자가 됐다. 보건·의료분야를 오랫동안 담당하면서 난치병에 시달렸던 아버지 같은 환자들을 많이 봤다. 목에 인공호흡기를 달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항암제를 투여받고, 혈액투석을 하는 연명치료 대상자들. 그들의 사연을 듣고, 취재하면서 김씨는 다시 한번 결심했다. 나중에 연명치료 따윈 받지 않겠다고. 그는 '사전연명의향서'를 써서 관계 기관에 제출했다. 임종 과정에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거부 의사를 미리 밝혀두는 서류였다.

신간 '나의 사전연명의향서'(북루덴스)는 언론사에서 17년간 기자 생활을 하다 작가로 거듭난 김지수 씨가 쓴 에세이다. 아버지의 지난한 죽음 과정과 자신이 경험한 우울증 이야기를 솔직하게 썼다. 저자는 아버지를 떠나보낸 이후 이유 없는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병원 치료를 꾸준히 받았지만, 나쁜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고,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상태가 나빠지기도 했다. 저자는 10대 이후 삶을 지배한 죽음이라는 유령과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 불안이라는 감정을 이고 살아간 녹록지 않은 인생 이야기를 책에 녹였다.

인공호흡기 인공호흡기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인생의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 우울과 사투를 벌이다 보니 어느덧 저자의 나이도 그의 아버지가 난치병을 진단받은 나이가 됐다. 부친이 돌아가신 지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래도 가끔 아버지가 겪었을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나의 경험과 시각을 바탕으로 존엄한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썼다.

24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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