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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모임에 갔다가 한 여성을 알게 됐습니다. 그 후 부부 싸움으로 집을 나와 내연녀와 같이 지내던 중, 아내에게 내연녀의 존재를 들키게 됐고요. 저희 부부는 거의 파탄 상황이라 내연녀를 만나기 전에도 아내와는 이혼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아내는 누굴 만나든 상관은 안 할 테니 자녀들에게만 충실 하라는 말을 매번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아내는 상간녀 소송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습니다. 만나는 것이 적발될 때는 아파트 명의를 아내 앞으로 해주고 일정 금액의 돈을 주겠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대신 아내는 내연녀를 괴롭히지 않겠다는 조항도 넣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각서를 쓰고도 지속적으로 내연녀에게 사과를 받겠다며 전화와 문자를 보내고, 내연녀 부모님 댁에 현수막을 걸어 망신을 주겠다고 합니다.
각서를 썼지만 저는 지금 내연녀와 동거 중입니다. 이 사실을 아내도 알고 있고요. 만약 제가 이혼 소송을 하게 되면 이 각서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 사연자가 유책배우자인데 이혼 소송이 가능할까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우리 법원은 재판상 이혼 청구의 근간을 유책주의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혼인 파탄을 낸 책임이 있는 사람의 이혼 청구는 인정할 수 없고, 피해자인 상대방이 이혼 청구를 해야만 이혼을 인정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점차 ‘누구의 잘못으로 혼인관계가 파탄 됐는지’와 무관하게 실제로 혼인 생활이 파탄됐다면 이혼을 인정하는 파탄주의를 받아들이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정행위를 하는 등 가정을 깬 잘못을 저지른 자가 얼마든지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유책배우자가 재판상 이혼 청구를 한 경우 법원은 아주 예외적으로 더 이상 부부로서의 관계가 유지되지 않는다고 보아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와 상관없이 혼인 관계가 이미 실질적으로는 종료됐다고 판단하면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 사연자의 아내가 누구를 만나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이건 외도를 용인 한 것 아닌가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사연자의 아내는 그동안 ‘누구를 만나든지 상관은 하지 않을 테니 자녀들에게 충실하라’라고 조건을 걸었습니다. 이는 어떤 방식으로라도 가정을 유지하며 자녀들의 공동 양육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요, 법원이 이런 조건을 ‘누구를 만나든지 얼마든지 부정행위를 해도 괜찮다’는 의미로 해석할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부정행위가 발각된 이후 아내는 사연자에게 상간녀를 만나지 않을 것과 재발방지를 위하여 구체적인 내용의 각서까지 요구했기 때문에 그간 아내가 한 말은 불륜을 용인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가정을 유지하는데 최소한의 노력을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 이 사연도 파탄주의로 보아 사연자가 이혼할 수 있을까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일단 내연녀와 무관하게 그동안 부부싸움을 해왔다고 하더라도 부부싸움 후 집을 나간 사연자가 내연녀와 같이 지내고 있었다면 사연자는 유책배우자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무엇보다 아내가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있고 또 현재까지 혼인관계가 파탄된 이유 역시 사연자의 내연관계가 가장 크기 때문이기에 이런 상황에서는 아내의 태도나 각서 등을 근거로 해서 유책배우자인 사연자의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어렵습니다.
- 아내와 쓴 각서의 내용은 꼭 지켜야 하나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아내가 각서의 내용을 근거로 아파트의 소유권 이전 등기를 청구한다거나 금전 청구를 할 수 있지만, 각서에 따른 소유권 이전 청구, 금전 지급 청구가 다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시 부정행위를 하면 집과 돈을 주겠다는 것은 앞으로 이런 부정행위로 인한 장래의 손해를 예정하는 의미의 약속으로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한 경우 법원은 배상으로 약속한 내용이 과다하다고 보아 당사자 사이에 한 약속을 감액하여 변경할 수 있습니다. 또 이와 별개로 아내도 약속에 상응하는 조건으로 상간녀를 더이상 괴롭히지 않겠다는 조항을 넣었는데, 아내가 먼저 상간녀를 찾아는 등의 행위를 하여 약속한 조건을 깼다고 본다면 사연자 역시 각서 내용을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무엇보다 각서 내용 자체가 바람을 피우지 않고 가정을 지키겠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전 재산을 주겠다는 표현을 쓴 것에 불과하고, 정말로 불륜 행위가 재발됐을 때 손해배상액으로 봐서 전 재산을 주겠다는 의사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 각서 내용을 처음부터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 아내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는데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아내가 각서에 의한 소유권 이전 청구, 금전 지급 청구를 하는 경우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 살펴봐야 되는데요. 일단 다시 만나면 집과 돈을 주겠다는 약속이 앞으로 부정행위로 인한 손해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장래의 손해를 예정을 하는 경우라면 아내의 청구는 감액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이 아파트가 과연 전 재산인지 아니면 전체 재산 중 일부인지에 따라 약속의 성격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약속한 아파트 등이 전 재산이라면 이를 주겠다는 약속이 실제로 전 재산을 주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가정을 지키고 앞으로는 또 다시 잘못하지 않겠다는 반성의 의미로만 쓴 것이라고 보아 강제성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아내가 내연녀에게 전화를 걸고, 부모님 댁에 현수막을 걸어 망신을 주겠다라고 하는 부분은 어떤가요?
△유은이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내연녀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 1~2회에 그치지 않고 매우 빈번하게 하루에도 수차례 혹은 여러 날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시간이 아닌 이른 새벽이나 한밤중에 이뤄져 상대방이 공포심을 느껴 정서를 불안하게 만들 정도에 이른다면 아내는 스토킹으로 처벌될 여지가 있습니다.
또 내연녀 부모에게 따로 부정행위를 알리는 게 아니라 부모의 집에 현수막을 거는 행위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이 집 딸이 불륜을 했다’는 것을 알리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이 행위 자체가 형법상의 명예훼손죄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아내가 내연녀에게 이러한 내용으로 예고하며 망신을 주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협박죄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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