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철자의 영어 단어인데도 뜻에 따라 우리말 표기를 다르게 하는 예가 있다. [cut]와 [shot]와 [type]를 보자. 그렇잖아도 까다로운 외래어 표기가 생소하기까지 한 경우다.
먼저 [cut]은 커트로도, 또 컷으로도 쓰인다. 자르거나 막는다는 의미와 이를 확장한 뜻을 보일 땐 대개 '커트'다. <전체에서 일부를 잘라 내는 일. 또는 진행되던 일을 중간에서 차단하는 일>이 첫 번째 뜻이다. 이하, 미용을 목적으로 머리를 자르는 일이나 그 머리 모양,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가 바라던 공이 아니거나 치기 거북할 때 배트를 살짝 대어 파울 볼로 처리하는 일, 야구에서 한 야수가 던진 공이 목적한 야수에게 도달하기 전에 다른 야수가 그 공을 잡아 버리는 일, 농구 따위에서 상대편의 공을 가로채는 일, 탁구나 테니스에서 라켓을 비스듬히 한 채로 깎아 쳐서 공에 회전력을 주는 일 역시 커트다.
'컷'은 한 번의 연속 촬영으로 찍은 장면을 말한다. 영상 분야에서 쓰이는 말로 '숏(shot)'과 같다. 대본이나 촬영한 필름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하는 일도 컷이고 인쇄물에 넣는 삽화도 컷이며 영화 촬영에서 촬영을 멈추거나 멈추라는 뜻의 감탄사도 컷임은 물론이다. 한편, 컷과 비슷한 말인 숏과 달리 골프 따위에서 공을 한 번 치는 일을 일컬을 땐 같은 영어 낱말 shot을 '샷'으로 쓴다고 표준국어대사전은 설명한다. 또, 같은 type에서 유래한 말이라 해도 어떤 부류의 형식이나 형태를 뜻할 땐 [타입]이고 타자기(typewriter)를 이를 땐 [타이프]다. 이런 타입의 국어 규범, 어떤가? 분명한 것은, 헤어커트(이발)보다 헤어컷이 편하고 쇼트스톱(야구 유격수)보다 숏스탑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그런 규범은 마냥 거추장스럽기만 하다는 점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어어문규정 교육자료집(점자본) 제1권(전 2권),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 편집 및 인쇄 한국점자도서관, 2018년 12월 발행, 문체부 지원사업으로 2016년 바른국어생활을 바탕으로 제작
2. 국립국어원 '새국어소식'(2004년05월호)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커트/컷> 문답 파일 - https://www.korean.go.kr/nkview/nknews/200405/70_13.html
2.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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