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행의 詩·畵·音] 58 “이 엄동설한에도 너희들은 우뚝 서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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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행의 詩·畵·音] 58 “이 엄동설한에도 너희들은 우뚝 서있구나”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6-01-12 05:34:08 신고

3줄요약

세한도 

                주용일 (1964~2015)

 

고독해 본 사람은 안다 

삶이 제 몸 속에 제 이빨 박아 넣는 일이라는 것을

흙벽에 걸린 양파가 제 살 속에

흰 뿌리를 밀어 넣어 푸른 목숨을 부촉하는 겨울

빈들에 눈이 내리고 칼바람이 분다

 

고독이란 제 자리에서 꿈쩍할 수 없는

요지부동의 형벌이어서

적막한 사방을 위리안치의 몸으로 지켜보는 것이어서

앞산 봉우리 잔설에도 눈이 시리다

 

얼음 속으로 잔잔히 흐르는 물소리 쫓아

마음은 가끔 세상을 기웃거리다 돌아오는데

제 몸의 즙액으로 목숨을 견뎌야 하는 이 겨울은

날마다 몸이 마르고 마음이 가렵다

                               

 주용일(1964~2015) 시인은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한남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4살에 고향을 떠나 33년간 도시에 살며 시작 활동을 해오다 '지천명'의 나이를 앞둔 2010년에 전북 진안군의 한 마을로 귀농했다. 2015년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농사를 짓고 글을 쓰면서 산야초 만드는 일을 계속했다. 

  그는 1994년 ‘현대문학’에서 등단한 이후 시집 ‘문자들의 다비식은 따뜻하다’와 ‘꽃과 함께 식사’를 펴냈다.  2015년 1월 작고한 뒤 유고시집 ‘“내 마음에 별이 뜨지 않는 날들이 참 오래되었다’와 귀농일기를 담은 유고 산문집 “시인할래, 농부할래(2015)”가 나왔다. 유고 시집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책에 수록할 작품의 순서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한 원고 그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죽음의 순간까지 시를 향한 집념의 끈을 놓지 않았던 한 시인의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의 시는 심미적 정서를 바탕으로 잘 정제된 언어와 리듬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완호 시인은 “그의 시는 죽음의 색채보다는 생을 향한 뜨거운 숨결과 사랑의 손짓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다. 

*위리안치(圍籬安置)는 중죄인에 대한 유배형 중의 하나로 죄인이 귀양 간 곳의 집 주위에 가시가 많은 탱자나무를 돌리고 그 안에 사람을 가두는 형벌이다. 

빈센트 반 고흐 ‘눈 덮인 풍경’(1888). 캔버스에 유화, 38.0×46.0cm.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소장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1988년 2월 중순  추운 회색의 도시 파리를 벗어나 기차를 타고 남부 프랑스 ‘아를’에 도착한다. 기차에서 내린 그를 맞이한 것은 뜻밖의 설경이었다.  고흐는 눈이 막 녹기 시작한 아를의 겨울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흐는 1888년 2월  동생 테오 에게 보낸 편지에서 3일 동안 ‘눈 덮인 풍경’을 포함한 세 점의 그림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그림은 몽마르주 수도원과 평원을 배경으로 한다. 고흐는 흰색과 보라색을 눈을 표현하는 데 사용했다. 갈색, 녹색, 파란색은 녹는 눈으로 생긴 물웅덩이와 진흙탕을 나타내는 데 사용했다. 길가의 풀들은 노란색으로 칠했다. 지평선의 붉은 지붕, 갈색 개, 들판을 걷는 남자의 갈색 재킷과 검은 모자가 눈 덮인 풍경과 대비되면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겨울바다 / 김남조 시, 우동희 곡 / 테너 이영화

임동춘 ‘겨울빛 16 #남양주 사릉’ 
임동춘 ‘겨울빛 16 #남양주 사릉’ 

김시행 저스트이코노믹스 논설실장: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산업부, 증권부, 국제부, 문화부 등 경제·문화 관련 부서에서 기자, 차장, 부장을 두루 거쳤다. 한경 M&M 편집 이사, 호서대 미래기술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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