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놀라웠던 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다. 12년 전 CES 2014 전시장에서 젠슨 황을 지나쳤던 기억이 났다. 당시 젠슨 황은 게임에 관심이 있거나 ICT 관련 취재 경험이 있는 등 ‘아는 사람만 아는’ 사람이었다. 지금처럼 가죽점퍼를 입고 ‘자유롭게’ 전시관을 다녔는데, 구름 인파를 몰고 다니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그 사이 ‘세계 IT의 황제’ 자리에 등극한 젠슨 황의 이번 CES 행보는 보법이 달랐다. ‘핵인싸 중의 핵인싸’였다. CES 특별연설은 물론 지멘스와 레노버 등 타사의 기조연설에도 나타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등 완성차 업계 거목들이 그를 만나기 위해 엔비디아 부스가 꾸려진 퐁텐블로 호텔을 찾았다.
웨이모, 오토리브·텐서, 아마존 등 유수의 회사 부스에는 ‘엔비디아 파트너’ 녹색 마크가 붙어 있었다. 과거 IT 전시회의 부스마다 ‘인텔 인사이드’, ‘퀄컴 스냅드래곤’, ‘안드로이드 OS’ 마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던 것처럼 지금이 ‘엔비디아의 시대’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엔비디아 파트너’ 마크를 내거는 기업은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다.
|
젠슨 황이 2014년 CES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찾아보니 “앞으로 모든 차량에는 슈퍼컴퓨터 하나씩 탑재된다”고 했다. 12년 뒤의 미래를 대략 맞췄고 완성차 산업은 자율주행 시대를 향해 그 방향대로 가는 중이다. 엔비디아는 이번에 자체 자율주행 플랫폼을 발표하며, 마치 구글 안드로이드 OS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듯 자율주행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12년 후 CES에 다시 온다면 젠슨 황의 위상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또 이번에 던진 메시지는 어떤 방식으로 실현돼 있을까. 이번 CES에서 “어디에 젠슨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12년 전 혼자 전시장을 다니던 가죽점퍼 사내가 떠오르면서 동시에 그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IT·모빌리티 산업 전반의 혁신에 두려움과 경외감이 들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