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공기가 이어지는 겨울이면 주방에서 쌀 보관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름처럼 벌레가 날아다니지 않고 실외 기온도 낮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심하게 된다. 그래서 쌀을 포대째 베란다에 두거나, 쌀통에 옮겨 담은 뒤 그대로 상온에 보관하는 집도 적지 않다.
하지만 겨울이라고 해서 쌀이 안전한 건 아니다. 실내 난방이 시작되면 쌀이 놓인 환경은 생각보다 빠르게 달라진다. 쌀은 온도와 습도 변화에 민감한 곡물이다. 외부 기온이 낮아도 주방과 거실 온도가 15도를 넘기면 쌀 내부에서 서서히 변화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눈에 띄는 이상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쌀의 고소한 냄새가 옅어지고, 밥을 지었을 때 맛에서도 차이가 느껴진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게 쌀벌레다.
이때 쌀에 고추와 통마늘을 함께 넣어두는 방식이 자주 언급된다. 따뜻해진 실내 환경에서 쌀벌레 움직임이 시작되는 시점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마늘과 고추의 향이 쌀통 안에 머물면서 벌레 접근을 꺼리게 만든다.
쌀통에 마늘과 고추를 함께 두는 이유
쌀벌레로 불리는 쌀바구미는 따뜻한 환경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실외 기온과 달리 실내 온도가 15도 안팎으로 유지되면 겨울에도 움직임이 이어진다. 난방이 들어오는 집에서는 쌀통 안의 온도가 주변보다 더 높아지기 쉽다. 번식 속도는 여름보다 느리지만, 시간이 쌓이면 차이는 분명해진다.
이 때문에 쌀통에 마늘이나 건고추를 함께 넣는 방법이 오래전부터 쓰여 왔다. 마늘에 들어 있는 알리신 성분과 고추의 매운 향 성분은 쌀바구미가 꺼리는 냄새를 낸다. 쌀 주변에 이런 향이 있으면 접근 자체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약품을 쓰지 않아도 방충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다.
방법도 간단하다. 쌀 10kg 기준으로 마늘 몇 쪽이나 건고추 서너 개면 충분하다. 쌀 위에 그대로 올려두거나, 작은 망에 담아 쌀과 함께 보관하면 된다. 이 방식은 계절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겨울철이라도 실내 난방이 이어지는 집이라면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온도가 쌀 상태를 좌우하는 기준선
쌀 보관에서 중요한 건 계절보다 온도다. 외부 기온이 아무리 낮아도 실내 온도가 올라가면 의미가 없다. 13도를 넘기면 쌀벌레 활동이 이어지고, 온도가 더 오르면 번식이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반대로 13도 이하에서는 움직임이 둔해진다.
보관 온도에 따른 차이는 실험에서도 확인된다. 낮은 온도에서 보관한 쌀은 비교적 오랜 기간 상태 변화가 크지 않았다. 반면 실내 상온에 둔 쌀은 시간이 지날수록 냄새와 밥맛이 빠르게 달라졌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밥을 지었을 때 향에서 차이가 난다.
마늘이나 고추를 넣는 방법은 쌀벌레 접근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만, 온도가 높다면 한계가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약해지면서 효과도 줄어든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편이 낫다. 숯을 함께 넣어 쌀통 안 습기를 낮추는 방법도 보완책이 된다.
밀폐 소분 후 냉장 보관이 가장 안정적이다
쌀을 오래 두고 먹으려면 보관 방식도 함께 바꿔야 한다. 대용량 쌀을 한 번에 쌀통에 붓는 것보다 소분해 밀폐 용기에 나눠 담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다. 공기와 닿는 면적을 줄이면 쌀 내부 변화도 늦어진다.
용기는 유리나 스테인리스가 관리하기 편하다.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할 경우 내부를 깨끗이 씻고 완전히 말린 뒤 쓰는 게 좋다. 이전에 다른 식재료를 담았던 용기는 냄새가 남아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뚜껑 밀폐 상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겨울이라도 난방이 들어오는 집이라면 냉장 보관이 낫다. 온도와 습도 변화가 적어 쌀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쉽다. 보관 기간이 긴 쌀일수록 쌀눈 부분부터 상태가 변하기 쉬워 더 신경 써야 한다. 쌀바구미는 영양분이 많은 쌀눈부터 파고든다.
쌀을 씻을 때는 여러 번 헹궈 미세한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 벌레가 남긴 배설물은 물에 녹는 성질이 있다. 다만 벌레가 많이 번식했거나 냄새가 난다면 섭취를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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