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백화점업계는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는 오히려 확대돼 유통업계 내 채널 간 양극화는 심화하는 양상이다.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매출이 개선되자 백화점들은 명품 경쟁력 강화와 함께 VIP 제도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산업통상부의 유통업계 매출 통계에 따르면 백화점 산업 총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10월 12.2%, 11월 12.3%로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고수익 품목인 패션을 포함해 전 상품군이 고르게 성장한 가운데 명품 매출이 10월 19.5%, 11월 23.3%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업계는 전통적 성수기인 12월에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 채널이 매출 감소를 겪은 것과 대비된다.
백화점 실적 개선은 핵심 점포 중심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잠실·명동점은 2년 연속으로 합산 연매출 5조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은 3년 연속 각각 3조원, 2조원을 넘어섰다. 돌파 시점도 1년 전보다 21~26일 앞당겨졌다. 신세계백화점 대전점과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각 매출 1조원, 2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VIP 고객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백화점별 VIP 매출 비중은 롯데백화점 46%, 신세계백화점 47%, 현대백화점 46%로 절반에 근접했다. 이 중 신세계 강남점은 이미 VIP 매출 비중이 50%를 넘겼다. 롯데 명동·잠실점은 전년보다 5% 이상 상승했다.
명품 소비 증가세도 뚜렷하다.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2년 전 5% 수준에서 지난해 15%까지 확대됐다. 신세계백화점은 12.9% 늘며 전체 매출 신장률(6.2%)의 두 배를 웃돌았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명품 매출이 12.5% 증가하며 2023년(5.8%)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에 백화점 VIP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VIP 프로그램 '에비뉴엘'을 개편해 여행·미식 등 경험형 혜택을 강화하고, 최상위 등급인 '에비뉴엘 블랙'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제품과 문화 행사 초대 등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연간 실적이 1억2000만원 이상인 '블랙다이아몬드' 등급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 장기 트리니티 혜택과 최상위 VIP 대상 지적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다. 현대백화점도 기존 최고 등급인 '쟈스민 블랙' 상위에 '쟈스민 시그니처'를 신설해 초우량 고객 관리에 나섰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 업종 내 모든 채널을 통틀어 매출 성장 추세가 가장 높은 채널은 백화점"이라며 "각 사 주요 점포 재단장(리뉴얼) 효과와 전반적인 소비심리 회복, 자산 시장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로 백화점 호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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