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커스] 극장에서 울려 퍼진 찬양...북한 찬양단 '신의 악단', 문화 예배를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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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커스] 극장에서 울려 퍼진 찬양...북한 찬양단 '신의 악단', 문화 예배를 일으키다

뉴스컬처 2026-01-11 15:24: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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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의 악단'. 사진=스튜디오타겟(주)
영화 '신의 악단'. 사진=스튜디오타겟(주)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종교의 자유가 없다고 알려진 북한에서 찬양단을 만든다는 아이러니로 인간애를 찾아낸 영화입니다. 결코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아니죠."

새해 극장가 다크호스로 떠오른 영화 '신의악단'을 연출한 김형협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신의 악단'이 '아바타: 불과재' '주토피아'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주목 받으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1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의 악단'은 지난 10일 하루 동안 3만 4702명을 동원, 누적 관객수 22만 2169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4위를 지켰다.

주목할 점은 실질적 흥행 지표인 '좌석점유율'이다. 평일 좌석점유율이 '아바타: 불과재' '주토피아2'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상영 횟수가 '주토피아2'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는 적은 좌석수에도 관객들이 많이 찾는 '알짜배기 영화'임을 증명한 것이다.

영화 '신의 악단' 싱어롱 상영회 현장. 사진=스튜디오타겟(주)
영화 '신의 악단' 싱어롱 상영회 현장. 사진=스튜디오타겟(주)

"전국 교회 및 찬양단, 신앙 공동체 등에서 단체 관람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속 찬양을 함께 부를 수 있는 '싱어롱 상영회' 개최 요청이 급증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예요."

관객 바람에 따라 지난 8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신의악단 싱어롱 GV with 지선' 행사가 열렸다.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진 이날, 극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지금껏 보지 못한 역대급 '문화 예배'가 펼쳐졌다.

당초 이날 행사는 영화 속에 삽입된 찬양 명곡 '은혜'의 원곡자인 CCM 가수 지선이 참석,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공지 됐다. 그러나 행사 시작 직후, 김형협 감독을 비롯해 정진운, 한정완, 신한결, 강승완 등 주역들이 무대 뒤에서 깜짝 등장하면서 현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싱어롱' 타임이었다. 영화 상영 이후, 가수 지선이  찬양 '은혜'를 부르자 극장안은 순식간에 예배당이 됐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스크린 속 감동적인 장면을 떠올리며 한목소리로 '은혜'를 따라 불렀다. 원곡자인 지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관객들의 진심 어린 목소리가 더해지며 극장은 거대한 공명으로 가득 찼다. 

특히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와 함께 찬양하는 모습은 마치 대형 집회 현장을 방불케 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관객은 "지선 님을 보러 왔다가 배우들까지 만나서 로또 맞은 기분"이라며 "마지막에 다 같이 '은혜'를 부를 때는 영화의 감동이 되살아나 펑펑 울었다. 내 인생 최고의 시사회였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영화 '신의 악단'. 사진=스튜디오타겟(주)
영화 '신의 악단'. 사진=스튜디오타겟(주)

영화 '신의악단'은 북한 보위부 소속 장교가 외화벌이를 위해 가짜 찬양단을 조직한다는 발칙한 상상력에서 출발, 서로를 속고 속이던 이들이 음악을 통해 진심으로 소통하며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아빠는 딸' '러브 아일랜드' 등을 연출한 김형협 감독과 '7번방의 선물' 김황성 작가가 의기 투합해 깊은 감동을 이끌었다.

여기에 일련의 논란으로 약 1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박시후와 그룹 2AM 출신 정진운, 연기파 배우 태항호, 장지건, 한정완 등이 제 옷을 입은 듯 인물을 세밀하게 그려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영화 '신의 악단'. 사진=스튜디오타겟(주)
영화 '신의 악단'. 사진=스튜디오타겟(주)

<대북제재로 돈줄이 막힌 북한. 극제사회의 2억 달러 지원을 얻기 위한 마지막 방법은 단 하나! 보위부는 당의 명령을 받고, 북한 최초의 가짜 찬양단을 만드는 임무를 맡는다>

'신의 악단'은 1994년 평양 칠골교회에서 있었던 이른바 '가짜 부흥회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실화를 토대로 허구를 담아 드라마적 서사를 담았다. 가짜 행사를 위해 동원된 찬양단 안에서 진짜 믿음을 품은 인물들이 나타나며 상황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는 단순한 소동극이 아니다. 생존을 위해 거짓을 연기해야 하는 인물들의 절박한 사연, 그리고 가장 폐쇄적인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자유를 향한 갈망은 보는 이들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과 함께 가슴 먹먹한 울림을 전한다.

영화는 종교의 자유, 체제 비판 등을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억압된 구조 속에서 사람답게 살고자 했던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을 보여주며 그들의 진심이 어떻게 피어나는지에 포커스를 맞췄다.

영화의 여운을 더욱 짙게 만들어 주는 장치는 음악이다. '광야를 지나며' '은혜'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Way Maker' 'Living hope'(주 예수 나의 산 소망) 등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한 CCM 명곡들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여기에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원곡 이문세)까지. 

영화 '신의 악단'. 사진=스튜디오타겟(주)
영화 '신의 악단'. 사진=스튜디오타겟(주)

음악은 싱어롱 상영회를 통해 빛 발한다. 관객은 극 중 인물들의 절박하면서도 아름다운 하모니를 함께한다. 다같이 노래를 부르며 영화가 주는 묵직한 감동을 배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개봉 2주차 주말인 10일~11일에는 찬양팀 '피아워십'이 함께하는 싱어롱 상영회가 이어진다. 

이처럼 극장에서 찬양이 울려 퍼지는 이례적인 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 '사랑'을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신의 악단'은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하로 뚝 떨어진 겨울 날, 따뜻하고 아름다운 노래가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일 것이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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