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미국 히피 문화를 대표하는 사이키델릭 록 밴드 '그레이트풀 데드(Grateful Dead)' 창립 멤버인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인 밥 위어(Bob Weir)가 별세했다. 향년 78.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위어의 홍보 담당자 사만다 틸먼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고인이 암 투병 중에 기저질환인 폐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에는 사망 시점과 장소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고인은 삶의 대부분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보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196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성된 그레이트풀 데드는 록, 포크, 블루스, 컨트리 등을 아울렀다. 특히 뛰어난 즉흥 연주가 특징이다.
귀에 감기는 후렴구가 주를 이루던 당시 록 음악계에서 그레이트풀 데드는 탐구적이며 성찰적인 공연을 선보이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위어는 17세의 나이로 그레이트풀 데드에 합류했다. 그는 이후 30년 동안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인 제리 가르시아(1942~1995)와 함께 그레이트풀 데드에서 수많은 투어를 돌았다.
넷플릭스 등에서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디 아더 원: 밥 위어의 길고 이상한 여행'(2015)은 가르시아의 형제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밴드 멤버로서의 성공을 조명한 위어의 일대기를 그렸다.
위어는 '슈거 매그놀리아(Sugar Magnolia)', '원 모어 새터데이 나이트(One More Saturday Night)', '멕시칼리 블루스(Mexicali Blues)' 등 그레이트풀 데드의 명곡들을 작곡 또는 공동 작곡하고 리드 보컬을 맡았다.
가르시아 사망 후 위어는 그레이트풀 데드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얼굴이 됐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그는 데드 앤 컴퍼니를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에서 활동하며 그레이트풀 데드의 음악과 전설적인 팬덤을 이어갔다.
그레이트풀 데드는 탄생 당시의 히피 문화의 상징이었다. 특히 '데드헤즈(Deadheads)'라고 불리는 이 밴드의 팬덤은 자부심을 가지고 공연장마다 따라다녔다. 테이프를 교환하고, 공연장 주변에 작은 캠프를 차려 수공예품 장터와 수많은 염색 옷 등을 나눴다.
이는 록 음악의 원조 서브컬처 중 하나였다. 최근 K-팝 팬덤과 유사한 구석도 있다.
가르시아는 "우리 팬들은 감초(licorice)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다. 감초를 모두가 좋아하진 않지만,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어는 작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뮤지케어스 올해의 인물상'을 수상했을 당시 "음악을 통해 기쁨을 전하는 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바랐던 전부였고, 우리는 그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뿌듯해했다.
팬들이 애정하는 자동차 스티커와 티셔츠에는 밴드의 해골 로고 또 다른 상징인 춤추는 색색의 곰 그리고 '에인트 노 타임 투 헤이트(ain't no time to hate)'나 '낫 올 후 원더 아 로스트(not all who wander are lost)'와 같은 대표적인 문구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레이트풀 데드는 작품성에도 한창 활동 기간엔 그래미상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음악이 다소 난해했기 때문이다. 2007년 평생 공로상, 2018년 최우수 음악 영화상을 수상했다.
히트곡도 드물었다. 1987년 밴드의 인지도를 올린 '터치 오브 그레이(Touch of Grey)'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의 톱 10에 진입한 유일한 곡이다.
하지만 2024년 이들은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톱 40에 59번째 앨범을 진입시켰다. 모든 아티스트를 통틀어 최다 진입 기록이다. 그중 41개는 2012년 이후 기록이다. 데이비드 르미외가 기획한 아카이브 앨범 시리즈의 인기 덕분이었다.
밴드의 명반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 '워킹맨스 데드(Workingman's Dead)', '옥소모소아(Aoxomoxoa)'는 사이키델릭 록의 사운드뿐 아니라 몽환적이고 만화경 같은 아트워크로 시각적 스타일까지 확립했다는 평을 듣는다.
위어의 사망으로 드러머 빌 크루츠먼만이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원년 멤버로 남았다. 창립 멤버이자 베이시스트였던 필 레시는 2024년 별세했다. 1967년 밴드에 합류해 사실상 원년 멤버나 다름없었던 또 다른 드러머 미키 하트는 82세로 생존해 있다. 다섯 번째 창립 멤버였던 론 '피그펜' 맥커넌은 1973년 세상을 떠났다.
작년 그레이트풀 데드 결성 60주년을 맞아 나이키와 오리건 덕스가 새로운 스니커즈와 컬렉션을 선보이는 등 이 밴드의 유산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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