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대립 속 한일 정상회담 조명…"공통과제 많은 양국, 결속력 보여야"
"회담 장소 나라현, 한반도 도래인이 문화 전파…다카이치 '오모테나시' 주목"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중국과 일본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13∼14일 일본 방문을 앞두고 일본 언론이 11일 한일 정상 간 만남을 양국 간 결속력을 보이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 대통령은 미국, 일본과 관계를 중시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중일 간에서 중립 입장"이라며 일본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관계 유지를 부각해 중국의 의도를 깰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의도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5일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했다"며 시 주석이 역사 문제를 거론하며 관계가 양호한 한일 사이를 분열시키려 했다고 해설했다.
닛케이는 중국이 한국에 급속도로 접근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북중러 군사 협력, 미국 관세 정책, 산업 구조, 저출산·고령화 등 대응해야 할 공통 과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영토, 역사 문제에서는 견해차가 남아 있다"며 최근 한일 정상이 이러한 문제가 전략상 협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해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서도 양측이 주로 동아시아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일제강점기 위안부, 징용 노동자 등 양국 견해가 갈리는 화제를 피하며 보조를 맞추기 위해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으로 조세이 탄광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있어 한일 양국이 인도적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며 역사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산케이신문도 이날 '중국의 분열 공세를 물리쳐야' 제하 사설에서 시 주석이 지난 한중 정상회담에서 역사 문제를 거론했지만, 이 대통령이 중일 대립과는 거리를 두려는 자세를 보였다고 해설했다.
이어 "1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일, 한미일 협력이 평화와 안정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다카이치 총리 고향이자 지역구인 혼슈 서부 나라현에서 열리는 점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닛케이는 "지방 도시에서는 정상 간에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기 쉽다"며 "친밀한 교류로 개인적 관계를 구축한다는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산케이는 일본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에 양자 회담 목적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했던 사례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일례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6년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에서 회담한 것이다.
신문은 나라현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도래인이 문화와 기술을 전파했다는 점에서 양국 모두 인연이 있는 지역이라며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회담 이튿날인 14일 도래인 기술이 활용돼 세워졌다는 호류지(法隆寺)를 방문한다고 소개했다.
또 산케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보일 '오모테나시'가 외교 능력을 측정할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오모테나시는 일본에서 손님을 성심성의껏 대접하는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계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만찬 메뉴까지 신경 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이 대통령은 지난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국 화장품과 김을 선물했는데, 총리가 택할 선물에도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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