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정사 "직선 길 폐도하고 갈지자(之) 도로 안 돼" 반발
재개발 조합 "2019년 사찰과 협의한 도로"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인해 공공도로의 모습이 변경될 것으로 예상되자 주변 사찰과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우동 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이뤄지면 기존 공공도로가 폐도 되고 새 공공도로가 조성된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해운정사 앞으로 지나가는 직선 길이 사라지고, 재개발 아파트 단지 외곽을 따라 곡선 형태의 도로가 생긴다.
해당 재개발 사업은 우동 229번지 일대 약 16만㎡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9층 규모 아파트 2천395가구를 조성하는 것이다.
사업계획승인은 이뤄졌고,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계획 관련 절차만 남겨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 구역 주변에 있는 '해운정사'를 중심으로 일부 주민들이 기존 도로 폐도에 반대하며 집회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해운정사는 조계종 종정(제13∼14대)을 지낸 진제 법원 대선사가 1971년 만든 사찰로, 2015년 전통 사찰로 지정된 부산의 대표 사찰 중 한 곳이다.
해운정사 관계자들은 지난 6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만 신도들과 주민, 인근 4개 학교 학생이 이용하는 생활도로를 아파트 단지 조성을 위해 폐쇄하고 기형적인 갈지자(之) 형태의 도로를 내는 것이 웬 말이냐"면서 "재개발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개선하기 위한 사업인데 현재의 계획은 이러한 원칙에 위배되는 중대한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운정사 측은 또 사찰 바로 앞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경내에 하루 종일 그늘이 져 목조 문화재 건물 수명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스님들의 수행과 신도들의 신앙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해운정사에는 천수천안 관세음보살상을 모신 원통보전과 부처님 진신사리 33과를 모신 관음보궁 등 다수의 전각이 있다.
재개발 조합 측은 해운정사의 이런 주장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지난 2019년 사찰과 협의를 통해 도로 계획이 만들어졌는데 사찰 측이 이제 와서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우동 3구역 재개발 조합 측 관계자는 "지금 설계된 도로는 당시 협의 과정에서 해운정사 측에서 의견을 낸 것이었고, 조합 측에서는 이를 위해 우리 구역이 아닌 땅을 500억원을 들여 사들여야 했다"면서 "일조권 문제도 당시 제기해 27층짜리 건물이 올라가야 하는 건물을 10층으로 낮추는 등 조합에서 엄청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로 계획이 만들어진 지 수년이 지나 해운정사가 갑자기 이런 주장하는 것은 내부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찰 측에서 계속 이런 주장을 편다면 조합도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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