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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합신문 = 홍희준 발행인]
안산의 도시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도심 핵심 상권은 조례로 묶어 개발을 지연시키는 동안, 정작 인구 유입과 도시 활력을 좌우할 중심 기능은 방치됐다는 비판이다. 그 결과 안산은 ‘사람이 떠나는 도시’라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성포동 홈플러스 부지다. 이곳은 중앙역과 맞닿은 안산 도심의 핵심 상권이자, 도시 중심 재편의 기점으로 평가받던 부지다. 그러나 2020년 9월 안산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으로 일반상업지역 주거용적률이 1,100%에서 400%로 대폭 하향되며 개발은 사실상 멈춰 섰다.
도심 한가운데 핵심 상권이 5년간 방치되며 상권 침체가 고착화됐다.
안산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조례 개정은 고층 주거 난립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추진됐다. 결과적으로 사업성은 급격히 악화됐고, 홈플러스 부지는 장기간 펜스로 둘러싸인 채 방치됐다. 인근 상인들은 유동 인구 감소와 매출 하락을 체감해야 했다. 최근에서야 철거가 시작되며 개발 논의가 재개됐지만, 이미 잃어버린 시간과 상권 침체의 상처는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
반면 같은 시기, 시화공단과 맞닿은 반달섬 일대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이 연출됐다. 2020~2021년 사이 반달섬에는 생활형 숙박시설 9개 단지, 총 7,033실이 집중 인허가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지상 49층에 달하는 초고층 건축물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는 학교 부지 확보나 정규 버스 노선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공단 인접 해안에 들어선 49층 초고층 생숙 단지. 주거 수요는 커졌지만 기반시설은 부족하다.
아이러니한 점은 홈플러스 조례 개정 당시, 안산시의회가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거 성격으로 분류해 고밀도 개발을 제한하겠다고 명시했다는 사실이다. 조례 문구만 놓고 보면 반달섬 역시 엄격한 관리 대상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실제 인허가 과정에서 의회의 문제 제기나 제동은 찾아보기 어렵다.
본지가 2020~2021년 안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반달섬 생숙 난개발로 인한 교육·교통·주거 문제를 선제적으로 지적한 기록은 없다. 조례로 도심을 강하게 규제하던 의회의 입법 의지는, 반달섬 앞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문제가 본격화된 것은 입주가 가시화된 이후였다. 생숙 수분양자들의 혼란과 민원이 커지자, 의회는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집행부를 질타했다. 그러나 이미 결정이 끝난 뒤의 질타는 사후적 대응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입법기관의 역할은 사후 비판이 아니라 사전 설계”라고 지적한다.
다른 지자체와의 대비도 뚜렷하다. 안양시와 여수시는 조례 개정과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생숙 문제를 제도적으로 정리했다. 반면 안산시의회는 2020년 이후 생숙 관련 조례를 단 한 건도 개정하지 않았다.
이 같은 도시 정책의 엇박자는 결국 숫자로 드러났다. 안산 인구는 2013년 75만 명에서 2023년 67만 명으로 10년 새 8만 명이 감소했다. 인구 유출은 2024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선거구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시민들은 도심의 정체된 상권 대신 화성, 시흥, 김포로 이동했다.
도시는 선택의 결과다. 중심을 키우지 않으면 사람은 떠난다. 조례 하나, 정책 하나가 도시의 방향을 바꾼다. 지금 안산에 필요한 것은 공단·해안 확장이 아니라, 사람이 살고 머물고 소비하는 도심 중심의 재구성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산에 필요한 질문은 하나다.
사람이 떠나는 도시를 방치할 것인가, 사람이 돌아오는 도심을 만들 것인가.
조례로 중심을 묶고, 결과로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다.
안산시의회는 어떤 도시를 선택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다음 선거의 평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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